[오늘의 포인트]"뒷심이 없다"
프로그램 매매가 지수를 흔드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29일에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줄어든 가운데 1000억원도 되지 않는 프로그램 매수가 지수를 10포인트 이상 상승 견인하고 있다. 그만큼 유통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증시가 수급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
외국인이 4일째 순매수지만 규모는 크지 않다. 이날까지 4일간 외국인의 일평균 순매수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선 적이 없었다. 매수 우위 유지는 긍정적이지만 매수 입장이라기보다는 중립적 관망세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할 듯. 개인은 4일째 순매도.
기관이 3일째 순매수인데 주로 프로그램 매수이며 이 프로그램 매수가 최근 지수 상승의 원동력이 돼왔다. 이날도 프로그램 매수세로 지수 관련주인 대형주가 대부분 오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함께 들어오며 2.57%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3일째 상승세로 56만원선에 근접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소형주만큼이나 큰 폭의 변동률을 보이며 지수 변동성 확대를 유발하고 있다.
이필호 신흥증권 리서치센터 부장은 "삼성전자에서 외국인과 대주주, 기관 등 장기 보유 지분을 제외하면 10%남짓만 유통되고 있다"며 "삼성전자 전체 시총의 10%남짓만 실제 유통물량이기 때문에 조금만 사고 팔아도 주가가 너무나 가볍게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수는 급등락을 계속하고 있지만 탄핵 정국이 시작된 3월12일 이후 지수 변동폭은 820~880으로 유지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시장의 방향성이 어디로 잡혔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 이 부장은 "문제는 뒷심인데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소규모 매매로도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다"며 "최근 며칠간의 주가 강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프로그램 매수의 힘이긴 하지만 지수가 최근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 삼성SDI, 하이닉스 등 시총 상위 전기전자(IT) 종목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1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상승 추세 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음을 의미한다.
홍순표 한양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상승은 실적 기대감 때문"이라며 "미국에서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00일선에서 지지되는 모습을 보여 하방 경직성이 확보됐다"고 지적했다. 실적이 괜찮으면 지수가 위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확산되는 모습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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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주 우리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삼성전자의 강세에서 보듯 실적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살아 있고 미국 기업들의 실적도 1분기보다는 2분기가 더 좋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시장은 곧 상승 추세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지금 당장으로서는 수급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거래량과 거래대금 감소 뿐만이 아니라 외국인의 중립적 입장으로 인한 매수 주체 부재, 차익잔고가 1조원이 넘어선 상황에서 차익매물이 나올 때 외국인이 이전처럼 소화해줄 것인가 하는 문제 등이 부담이다.
신흥증권 이 부장은 "4월15일 총선과 4월16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계기로 증시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지만 수급 약화로 인해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핵심 IT주와 SK텔레콤 등 텔레콤 관련주 등 몇 개만 오르면서 종목 슬림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주 상승으로 지수가 더 오를 여지는 있으나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양극화 심화로 인해 투자자들의 허탈감은 심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