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레간자 주식'이 소리없이 오른다
"완전히 허(虛)를 찔렸다." "외국인들 정말 대단하고 무섭다." "기관과 개인이 주식을 파는 것은 상승을 틈타 매도하는 게 시장이라는 점에서 이해가 가고 어쩔 수 없지만 참으로 안타깝다." …
외국인의 공격적인 '사자'로 삼성전자 주가가 60만원에 오르고 종합주가지수가 910선까지 오르자 국내 투자자(기관+개미)들이 할말을 잃고 있다. “떨어지면 사려고 기다리는데 좀처럼 살 기회를 주지 않는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사이에 ‘주가가 저 멀리 가네~’를 되뇌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외국인의, 외국인에 의한, 외국인을 위한 한바탕 주가상승 잔치
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74포인트(0.41%) 오른 909.93에 마감됐다. 5일 동안 36.47포인트(4.2%) 올라 전고점(907.43)을 뛰어넘어 2002년 4월24일(915.24) 이후 약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종합지수도 2.31포인트(0.51%) 상승한 457.6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4979억원, 코스닥에서 875억원어치 순매수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외국인은 지난 3월17일 이후 15일(거래일 기준) 동안 거래소에서 2조533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종합주가지수가 870 위에서 대규모로 사들인 것이어서 종합주가가 당분간 큰폭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가 몰린아남반도체(8.32%) 조흥은행(4.58%)미래산업(8.75%)현대자동차(3.0%)LG전자(1.37%)현대오토넷(7.78%) 등의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코스닥에서도아시아나항공(0.17%)디스플레이텍(6.79%)넥스콘테크(11.98%)에프에스티(2.45%)NHN(1.77%) 네패스(4.85%) 기륭전자(4.17%) 등의 주가가 많이 올랐다.
반면 외국인 매도가 나온 대우종합기계(-4.69%) 부산은행(-1.82%) 하나은행(-1.89%) LG석유화학(-2.61%) 하나로통신(-2.84%) 휴맥스(-4.63%) 등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가, 갈 데까지 간 뒤에야 꺾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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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해 주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920~930선에서 저항에 부딪쳐 조정을 보일 것이나 전고점(937.61, 2002년 4월18일)을 뚫고 950~1000 수준까지 상승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삼성전자 '60만-시총 100조 시대'①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증시의 과열론이 제기되고 있어 종합주가지수 920~930선에서 단기저항에 부딪칠 것”이라면서도 “외국인 매수가 대만에서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져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도 “글로벌 투자자금이 통화 강세지역인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으며 원화 강세로 외국인 매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주가는 갈 데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업종대표주들의 유통주식이 줄어들고 있어 물량부족에 따른 주가급등이 예상된다”며 “지금 서둘러 주식을 팔기 보다는 외국인이 사는 동안은 꾹 참고 기다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소리없이 강한 ‘레간자 형’ 주식에 주목하라
삼성전자가 사상 처음으로 60만원대에 올랐으나 상승탄력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70만원까지 올라야 상승률이 16.7%다. 앞으로 10% 정도 더 오르면 가격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아지고 있다.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는 “삼성전자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나 추가 상승률은 10% 안팎일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버텨 종합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동안에 상대적으로 주가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상무는 “주가수익비율(PER) 4~5배 이하에 있는 우량주에 대해 매기가 몰려 주가가 오르고 PER 10배가 넘으면 주가가 계속 오르지 못한다”며 “삼성SDI삼성전기SK텔레콤KT 등이 최근에 약세를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신양회 한일시멘트 한국가스공사 금호석유화학 쌍용양회 등에 외국인 매수가 몰리고 주가가 오르는 것도 이런 이유라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 부장도 “종합주가지수보다는 주가가 오르는 종목을 선별하는 게 중요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위세에 눌려 그다지 주목을 받지 않았으나 실적이 호전돼 주가 상승여력이 충분한 주식이 유망하다”고 밝혔다.
이날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이 47개였으며, 상한가 종목은 82개나 됐다. 종합주가가 단기급등과 910선에 이른 고공감으로 탄력이 둔화되고 있으나 ‘소리없이 강한 레간자 형’ 주식은 앞으로도 높은 시세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화재금호전기유한양행이건산업쌍용건설동원개발LG마이크론피에스케이LG전자 등이 그런 종목들이다.삼성전자(납품업체)가 더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