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금리인상 우려 급락, 나스닥 1.7%↓

[뉴욕마감]금리인상 우려 급락, 나스닥 1.7%↓

정희경 특파원
2004.04.14 05:21

[뉴욕마감]금리인상 우려 급락, 나스닥 1.7%↓

[상보] "금리 인상이 앞당겨지나." 뉴욕 증시가 13일(현지시간) 잇단 호재가 금리 인상 우려를 높이면서 급락했다. 이날 소매 판매 급증, 기업 순익 개선 등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속속 제시됐다.

초반 상승세를 보였던 증시는 그러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예상보다 금리 인상을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주요 지수들은 금융주 등을 중심으로 낙폭을 키워 나갔다.

금리 상승은 기업들의 차입 비용을 높여 순익 증가율을 둔화시키는 한편 랠리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데 투자자들은 우려했다. 금융주들이 하락을 주도한 것은 은행, 증권, 보험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 가치가 떨어지고, 모기지와 대출 수요가 줄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134.28포인트(1.28%) 하락한 1만381.28로 1만400선을 밑돌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5.40포인트(1.71%) 급락한 2030.08을 기록했고,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5.78포인트(1.38%) 떨어진 1129.42로 장을 마쳤다.

전날 거래량이 줄면서 오른 것과 달리 이날은 거래량이 수반되면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14억2300만주, 나스닥의 경우 19억3200만주 등이 거래됐다. 두 시장에서 하락 종목의 비중은 각각 88%, 71%에 달했다.

FRB 경계령에 따라 채권 가격도 급락, 이와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3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33%로 전 날의 4.24% 보다 크게 올랐다. 연방기금선물 8월 물은 FRB가 금리를 0.25% 인상할 가능성을 100%로 반영했다.

반면 달러화는 상승했고, 금값과 유가는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5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63센트 떨어진 37.21달러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3월 소매 판매가 전달 보다 1.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보다 배 높은 수준이다. 2월 판매 증가율 역시 당초 0.7%에서 1.0%로 상향 조정됐다.

소매 판매는 건축자재와 정원 용품이 급증을 주도했고, 의류, 음식점 등에서 고르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 판매 증가는 경제 성장 전망도 제고시켜 모간스탠리는 1분기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이 당초 4.4% 보다 높은 5.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업들도 경제 회복에 따라 재고를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2월 기업 재고는 예상 보다 큰 폭인 0.7% 증가했고, 1월 증가폭 역시 0.2%로 높아졌다.

미국 소비가 예상보다 호전된 것으로 확인돼 경제 회복이 분명해 지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해 실세 금리는 연일 속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4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높아질 경우 시장의 금리 인상 우려가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BOA 증권의 투자전략가인 게랄드 루카스는 CPI가 상승하고 고용도 추가로 확대되면 연방기금 선물이 오를 수 있다면서, 그러나 FRB가 정책 기조를 긴축으로 조정하려면 3개월 연속 고용 지표가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종별로는 설비를 제외하고는 하락했다. 금, 은행, 증권, 네트워킹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장 마감후 인텔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1.7% 하락했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0.5% 올랐으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0.9% 내리는 등 나머지 종목들은 모두 떨어졌다. 장비업체인 노벨러스 시스템즈는 전날 장 마감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3%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은행지수는 편입 전 종목이 내린 가운데 2.2% 하락했다. 씨티와 JP모간체이스는 각각 2%, 3.4% 떨어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1.7%, 웰스 파고는 2.4% 하락했다. 아멕스 증권 지수 역시 메릴린치와 모간스탠리가 각각 2.1%, 3.3% 내리면서 2.7% 떨어졌다.

기업 실적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다우 종목인 존슨 앤 존슨은 1분기 24억9000만달러, 주당 83센트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20% 증가한 것이며 전문가 예상치인 주당 80센트를 상회하는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6억 달러로 18% 증가했다. 매출 역시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113억 달러를 웃돌았다. 주가는 0.3% 올랐다.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도 1분기 순익이 13억 달러, 주당 1.22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주당 순익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1.07달러를 상회하는 것이다. 메릴린치는 채권과 기업금융 부문에서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해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월트 디즈니는 올 회계연도 영업이익 증가율이 40%를 넘어설 것이라며 예상보다 밝은 전망을 제시했으나 2.7% 하락했다. 타임워너는 아메리카 온라인 합병 이후 광고 매출이 부풀린 혐의에 대해 증권거래위원회가 기소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2.9% 떨어졌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상승했다. 프랑스의 CAC40지수는 34.58포인트(0.92%) 오른 3774.69, 독일 DAX30 지수는 57.89포인트(1.44%) 상승한 4071.42를 각각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도 26.10포인트(0.58%) 오른 4515.8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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