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 소나기는 피하라

[내일의 전략] 소나기는 피하라

홍찬선 기자
2004.04.16 17:32

[내일의 전략] 소나기는 피하라

주식시장은 희망이나 컨센서스(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와 정반대로 움직일 때가 많다. 17대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함으로써 ‘경제살리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돼 주가는 훨훨 날아갈 것이라던 ‘기대’가 무색한 하루였다.

미국의 반도체 주가와 나스닥지수가 급락해 외국인이 선물과 현물에서 대량으로 순매도함으로써 종합주지수가 급락, 8일만에 9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총선으로 하루 쉰 뒤 열린 16일 종합주가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17.43포인트(1.90%) 떨어진 898.88에 마감됐다. 3일 연속 하락해 지난 6일 이후 처음으로 9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종합지수도 0.07포인트(0.02%) 하락한 454.13에 거래를 마쳤다.

인텔-TI 쇼크, 외국인의 현-선물 합작 매도 유발→지수급락

미국의 인텔은 15일(현지시간) 전날보다 2.63% 떨어진 26.65달러에 마감됐다. 3월23일 26달러대로 하락한 뒤 28.55달러까지 반등했다가 다시 밀린 것.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도 2.30% 하락한 28.02에 거래를 마쳤다. 이 영향으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85% 급락했고 나스닥지수도 22.68포인트(1.12%) 하락한 2002.17에 마감돼 2000선을 위협했다.

이 여파로 외국인은 주가지수선물을 1만3265계약(7889억원)이나 순매도해 2002년 8월27일의 1만1757계약 순매도를 제치고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외국인 매도로 주가지수선물 6월물 가격이 2.30포인트(1.91%) 떨어진 118.10에 마감돼 프로그램 순매도가 3942억원에 이르렀다.

외국인은 거래소 현물시장에서 1조6688억원어치 사고 1조123억원어치를 팔아 6565억원치 순매수를 기록했다. 개장전 시간외 거래에서 하나은행을 3374만주(8454억원) 순매수한 것을 감안하면 1889억원어치 가량을 순매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이 주고 판 종목은삼성전자(2197억원)국민은행(512억원)하이닉스반도체(283억원) 한진해운(109억원) 등이었다.

외국인매도와 프로그램 매도가 겹쳐 삼성전자는 2만1000원(3.41%) 하락한 59만4000원으로 60만원대가 무너졌다. 국민은행은 4.29% 떨어졌고, 우리금융(4.33%) 하이닉스반도체(6.04%) S-Oil(7.02%)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총선 결과에 대한 또 하나의 해석..주가 추가하락 가능성에 무게

15일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한 것에 대해 긍정적 평가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정치 불안 때문에 소홀히 다루어졌던 경제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짐으로써 경기회복이 앞당겨지고 주가도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어 1050은 기본이라는 장미빛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당이 승리하고 민노당이 10석을 확보한 것에 대한 우려감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성장보다는 분배를 강조하고 있어 기업투자라든가 시장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열우당이 민노당(과 노조)의 눈치를 볼 경우 노사문제가 얽히는 등 기업환경이 더욱 악화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회사 사장은 “여당이 과반수를 확보함으로써 경제 살리기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으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경제에 전념함으로써 투자를 더 못하게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선물을 사상 최대로 매도한 것은 장난이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도 “그동안 주가상승을 이끌었던 것은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수였으나 삼성전자의 1/4분기 실적 발표로 재료가 노출됐으며 미국 나스닥지수가 2000선이 위협받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아 주가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봤다.

일단 20일이동평균(887.51)에서 반등할 것이나 전고점을 뚫지 못하고 되밀릴 가능성이 많다는 예상이다.

소나기는 피하라..외국인이 파는 종목은 사지 말고 매수 종목에 관심

‘인텔쇼크’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계기로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주식을 당분간 매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와 중국경제에 여전히 노란불이 켜져 있어 포스코 삼성SDI 등 대형우량주도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국인 매수가 지속되고 있는 주식은 여전히 강한 시세가 이어지고 있다.팬택앤큐리텔LG주성엔지니어유일전자NHN넥센타이어현대건설등이 그런 종목들이다. 신고가를 경신한LG전선계룡건설한라건설금호석유화학쌍용건설등도 관심을 끌고 있다.

‘소나기를 피하라’는 증시격언이 있다. 소나기는 국지적인 일시 호우이기 때문에 곧 그칠 것이라는 사실만 믿고 그냥 맞다가는 강우량이 많아 옷이 홀딱 젖는 것은 물론 자칫 잘못하면 떠내려갈 수 있다.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라’는 증시격언도 비슷하다. 땅에 떨어진 뒤 손잡이를 잡아야 안전하다. 위험한 일을 굳이 하려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만용에 가깝다.소외됐던 중소형주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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