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노무현 정부에 대한 3가지 의심
노무현 정부를 바라보는 금융시장의 시각은 ‘3가지 의심’으로 요약된다. 정부 출범직후 제기됐던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는 것도 ‘3가지 의심’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데 헤쳐나갈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느냐는 ‘능력에 관한 의심’이 첫 번째이다. 신용불량자 신용카드 고실업 등 자고나면 터지는 문제들에 대응하느라 눈코뜰 새 없었던 당국자들은 억울하겠지만 아마추어리즘이란 비아냥을 들어온 것도 부인할 수 없다.탄핵 풀린 대통령이 할 일 3가지
무려 10여차례에 걸쳐 발표된 부동산투기대책, 모럴헤저드를 유발시킨 신용불량자대책 등 시행착오 뿐만아니라 정책당국자들의 중구난방식 언행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 부동산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집을 샀더니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는 역선택자들도 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취임한 뒤 안정감을 주고 있으나 각 부처의 조율되지 않은 튀는 언행들은 여전하다. 누구 목소리에 진짜 정부의 의지가 실린 것으로 해석해야 할지 헷갈린다는 얘기다.
경제 정책이 일관성과 정합성을 갖추려면 경제팀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암묵적으로나마 임기를 보장해줘야 한다. 대통령에게 의심받는 참모를 시장이 신뢰할 리 만무하다. 언제 그만 둘지 모를 장관이 1년, 2년, 10년후를 내다보고 정책을 준비하지 않는다. 경제정책 수립이 그럴듯한 인스턴드대책 잘 만들어내기 장기자랑이 되고 만다.
두번째, 인기에 영합해 퍼주기식 정책으로 일관하는 것 아니냐는 포퓰리즘에 대한 의심이다. 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충보다 대증요법에 의존하거나 경기부양에 집착해 무리하게 재정 지출을 확대하거나 부동산투기를 방치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어느 정부나 빠져들기 쉬운 유혹이지만 특히 대선과 총선에서 역전 드라마를 통해 승리했으니 인기 관리를 최우선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정당은 인기를 먹고산다. 열린우리당 새 지도부의 지나친 의욕이 자칫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다.
세번째, 정부 출범후 총선을 거치며 줄기차게 제기돼온 ‘경제 좌회전’에 대한 의심이다. 기업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정부에 거리감을 느끼고 정부는 결국 노조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민주노동당이 열린우리당의 지지기반을 잠식할 것을 의식해 선명성 경쟁을 벌일 경우 좌회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좌쏠림이 불가피할 것이란 논리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민노당의 의회 진출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 ‘노무현식 경제’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 ‘3가지 의심’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응답이 곧 ‘노노믹스(Roh-nomics)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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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는 15일 노 대통령의 국민 담화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려있다. 탄핵정국을 마감하면서 소회가 많겠지만 국민들이 진정 기다리고 있는 것은 그게 아니다. 그 속에 묻혔던 먹고 사는 문제, 경제에 대한 구상을 듣고 싶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