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모호한 지수대..'모두 관망'
종합주가지수가 2일 반등 뒤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000억원 가량의 프로그램 매물이 지수 하락의 원인이다. 현선물 가격 차이인 베이시스가 마이너스 0.8~0.9로 악화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매수차익거래잔고가 사상 최저 수준이고 매도차익거래잔고도 더 늘어나기 어려운 형편이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선물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과 개인이 순매수를 보이고 있지만 매도 축소 때문에 순매수일 뿐 적극적인 움직임은 없어 프로그램 매물을 쉽게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이번주들어 크게 줄어들어 작은 매수세, 작은 매물에도 증시는 급등락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5월11일 이후 항상 등락률이 1%가 넘었다. 거래대금은 4월말~5월초만 해도 3조원대였으나 이번주들어서는 2조원대로 30% 이상 줄었다.
최근 프로그램 매매의 특징은 매도차익거래 잔고가 매수차익거래 잔고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매도차익거래 잔고가 매수차익거래 잔고를 넘어선 적은 역사상 4번밖에 없었다. 대우그룹 워크아웃 돌입 직후인 1999년 7월말과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10월 중순, 북핵과 이라크전 불확실성이 증폭됐던 지난해 1월말, 그리고 현재다. 매도차익거래 잔고가 매수차익거래 잔고를 넘어선 경우 이런 상태가 15거래일 가량은 지속됐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번에는 13일부터 매도차익거래 잔고가 더 많아졌으므로 선물 옵션 만기일인 6월10일 무렵까지는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며 프로그램 매물이 계속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물론 이미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사상 최저 수준, 매도차익거래 잔도는 사상 최대 수준이란 점을 감안할 때 매물 규모는 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거래가 극히 부진한데다 적극적인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적은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조차도 증시를 급락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김 연구원은 "6월 중순까지 800 밑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800 안착은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단기 시황관을 이렇게 가져간다고 해도 중장기적으로 증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 하는 점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경기가 고점을 쳤다는 인식, 유가 상승, 미국과 중국의 긴축정책 불확실성 등의 악재 노출로 종합주가지수의 전망치가 잇달아 하향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 전망 확립은 더욱 중요해 보인다.
종합주가지수는 십수년간 500~1000 박스권을 등락하며 1000을 넘어서지 못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최근 종합주가지수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전문가들 사이에 공통점 하나가 있다는 점인데 저점 수준을 높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증시가 상승 사이클에서 하락 사이클로 넘어갔다고 보는 전문가들조차 박스권 저점이 500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모두가 600 이상이다.
유동원 씨티그룹 스미스바니 이사는 종합주가지수 목표치를 1025에서 850으로 낮췄으며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지수는 640이라고 밝혔다. 한국 증시에 대해 가장 비관적인 ABN암로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전략가인 벤 러드도 종합주가지수가 향후 12개월간 60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간 기업 이익의 질 등이 개선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하락 사이클이 과거처럼 극심하지는 않을 것이며 600 밑으로까지 내려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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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기업 이익의 질이 좋아졌고 한국 증시의 밸류(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주가가 움직여도 극단까지는 안 갈 것"이라며 "1992년부터 보면 종합주가지수의 박스권 저점은 300에서 500으로 높아져 왔으며 이번 사이클에서는 600 위로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금이 하락 사이클이란 점을 인정한다 해도 지수가 700초반으로 내려가면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증시 격언을 기억한다면 어느 정도는 저가 매수가 유효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문제는 현재 지수대가 700 후반으로 모호한 지점이란 점. 저가 매수에 나서기도 모호하고 그렇다고 갖고 있는 주식을 팔기도 좀 아까운 지수대다. 그러니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줄어들고 투자자들은 눈치만 보고 있으며 기계적인 프로그램 매매가 시장을 휘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