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호재없다" 나스닥 2000선 하회
[상보] 맨해튼을 비롯해 뉴욕 일원의 기온이 30도를 웃돈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사흘 간의 랠리에 지친 듯 하락했다.
무더운 날씨로 거리의 시민들은 짜증을 느끼기도 했다. 거의 완벽한 냉방 시설로 매매에 불편이 없었을 객장은 그러나 맥 빠진 모습이었다. 추가 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재료가 나오지 않은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날은 무시됐던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전날 발언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차단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점진적인' 행보가 아닌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FRB의 공개시장 조작을 담당하는 뉴욕연방은행의 티모시 가이스너 총재도 이날 FRB가 인플레이션을 통제불능의 상태로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그린스펀 의장의 전날 발언을 재확인했다.
증시는 약 보합세로 출발한 후 오후 들어 낙폭을 늘리는 모습이었다. 특히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가 2000선을 다시 밑돌며 부진해 증시 전반의 하락을 유도했다.
나스닥 지수는 32.92포인트(1.63%) 하락한 1990.61로 마감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64.08포인트(0.61%) 떨어진 1만368.44로 하루 만에 1만400선을 양보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0.89포인트(0.95%) 내린 1131.29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의 낙폭은 지난 4월 말 이후, S&P 500 지수의 경우 지난달 17일 이후 각각 최대였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2억7600만주, 나스닥 15억1100만주 등으로 많지 않았다. 하락 종목의 비중은 각각 76%, 81%였다.
전문가들은 고용 등 경제지표 호전에 안도하며 사흘간 증시가 랠리 했으나 분위기를 이을 호재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매매가 활발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여름철의 전형적인 무기력 장세가 시작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 증시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장례일인 11일 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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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달러화는 상승하고 채권은 하락했다. 유가는 초반 하락했다 막판 반등하는 널뛰기를 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7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26센트 오른 37.54 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장중 한때 6주 만의 최저 치인 36.45달러까지 하락했었다. 휘발유 7월 인도분도 0.1%, 난방유는 2% 각각 상승했다.
주간 원유 재고가 늘어났으나 기관들의 매수, '숏커버링' 등이 반등의 요인으로 꼽혔다. 또 독일에서 20여명의 부상자을 낸 폭발 사건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미 에너지지부는 4일까지 한 주간 원유 재고가 3억210만 배럴로 40만 배럴 증가하고, 휘발유 재고는 210만 배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원유 재고 증가량은 예상보다 적은 폭 휘발유 재고의 경우 기대 이상이었다.
경제지표로 도매 재고가 발표됐으나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상무부는 4월 도매 재고가 0.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석유류와 자동차 공급이 줄어든 여파다. 전문가들은 0.5% 증가를 예상했다.
한편 유럽 증시도 하락 반전했다. 독일 DAX 30 지수는 21.19포인트, 0.53% 떨어진 3997.76으로 마감, 4000선 아래로 밀렸다. 프랑스 CAC40 지수도 24.17포인트, 0.65% 내린 3699.29를, 영국 FTSE100 지수는 15.30포인트, 0.34% 하락한 4489.50을 각각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내린 가운데 반도체 네트워킹 금 생명공학 등의 낙폭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2%, 아멕스 네트워킹 지수는 2.3% 각각 떨어졌다. 반도체 부진에는 수요 부진으로 칩 현물가격이 3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영향을 미쳤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유럽 당국이 반독점 소송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소식에 2% 떨어졌다. 이 소송은 AMD가 2000년 10월 제기한 것으로, 인텔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부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는 지가 초점이다. AMD는 4% 하락했다.
다우 종목인 코카콜라는 스티브 하이어 사장이 사임했다는 소식이 악재가 돼 1% 하락했다. 생명공학 업체인 지넨텍은 번스타인이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로 하량 조정한 가운데 7% 하락했다.
반면 버라이존과 SBC 커뮤니케이션 등은 정부가 낮은 비용으로 네트워크를 임대하도록 한 규정과 관련해 법원의 폐기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해 상승했다. 반면 최대 장거리 사업자인 AT&T는 2%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