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흥분은 금물, IT회복 여부 확인

[내일의 전략]흥분은 금물, IT회복 여부 확인

홍찬선 기자
2004.08.19 16:50

[내일의 전략]흥분은 금물, IT회복 여부 확인

게임에서 최대의 적은 자제력을 잃고 흥분하는 것이다. 고스톱에서 ‘열고’하는 것, 포커에서 마지막 한 장에 목숨 걸고 끝까지 따라가는 것, 격투기에서 상대의 움직임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오로지 상대를 치려고만 하는 것, 주식투자에서 참다 참다 못하고 투매에 나서거나 이성을 잃고 물타기 몰빵을 지르는 것 등등…. 흥분은 항상 파국으로 이끈다는 게 부정할 수 없는 역사의 경험법칙이다.

태풍 메기가 남부지방을 강타한 19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5.34포인트(1.98%) 오른 788.53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 6월9일(794.53) 이후 70여일만에 가장 높은 수준. 코스닥종합지수도 4.88포인트(1.41%) 오른 351.42에 거래를 마쳤다. 7월22일(351.69)이후 처음으로 350선에 올랐다.

외국인의 IT주식 집중 매수로 밀고, PR매수로 끌고..오랜만의 쌍끌이

이날 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의 IT주식 매수와 프로그램 매수였다. 외국인 순매수가 몰린LG전자(6.08%)LG필립스LCD(4.99%)팬텍앤큐리텔(4.49%) 등이 급등했다. 코스닥에서도LG마이크론(7.31%)주성엔지니어링(7.83%)유일전자(3.75%) 엠텍비전(6.16%)코아로직(7.09%) 등이 상승했다.

이날 새벽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2.01%, 반도체지수가 3% 이상 급등하면서 IT관련주에 매기가 몰렸다. IT비중이 높은 대만의 자취안지수도 3.23%나 급등했다.

또 프로그램 매매에서 2507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PR매수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1만1500원(2.67%) 오른 44만1500원에 마감돼 7월5일 이후 40여일만에 44만원대를 회복했다. 외국인의 차익매물로 한국전력이 100원(0.5%) 떨어진 것을 제외하곤 시가총액 상위 40개 종목 중 37개 종목이 상승했다(신세계와 외환은행은 보합).

개인은 3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해 주가 상승을 차익실현 기회로 삼았다.

IT주식 상승은 소재→해운→은행.건설 등으로 이어진 순환매 마무리

이날 IT관련주가 상승한 것은 그동안 낙폭 과대에도 불구하고 오르지 못한 것에 대한 정상화 과정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영걸 신영투신운용 이사는 “LG전자 삼성전자 삼성SDI 등 업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사상 최대의 이익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많이 떨어졌던 종목이 미국의 IT주가가 상승한 영향을 받아 제자리를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도 “IT관련주가 싸기 때문에 외국인이 사고 있어 순환매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주가가 상승하면서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해지고 많이 떨어진 대만의 매수를 늘리고 있어 한국 증시의 추가상승은 상당히 더딜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강과 석유화학에서 시작돼 해운을 거쳐 은행과 건설 등으로 이어졌던 순환매의 한 사이클이 마감되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을 위해선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될 수 있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이제는 IT주식이 간다

흥분하지 말고 IT산업이 정말 회복되고 유가가 안정되는지 기다릴 때

주가가 힘차게 상승하며 790선에 바짝 다가섰지만 8부 능선을 넘어 거의 목에 찼다는 분석이 많다. 주가가 확실하게 오르려면 IT산업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사인이 있어야 하지만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은 “대만의 PC 마더보드 생산이 소폭이나마 증가하고 하반기 D램 가격도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어 IT산업이 회복되고 있는 미약한 신호가 있다”면서도 “플래시메모리와 LCD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고 PC수요도 아직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고 있어 추가적인 주가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IT수요가 회복되기 전에는 750선까지 조정을 거친 뒤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IT수요도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는 9월에 850 돌파를 시도하는 장세가 예상된다”는 것.

지영걸 이사도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가 나오면 종합주가 800~820선까지 오를 수도 있지만 그 위로 상승하기는 어렵다”며 “주가가 오른다고 흥분해서 설칠 단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양궁과 축구와 주식투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