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증권협회는 '변신중'
최근엔 증권협회 엘리베이터에는 음악이 제공되기 시작했다. 사무실 앞 복도에는 담당부서별로 직원, 담당업무를 소개하는 팻말이 붙었다. 협회를 찾는 회원사 직원들을 위해서다. 전화예절도 상시 체크되고 있다.
몇달전 고객만족(CS) 헌장 선포 등 거창한 문구들이 협회 현관에 내걸릴 때만 해도 증권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저러다 말겠지' 하는 반응이 주류였다.
회원사들의 협회에 대한 시각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무엇보다 돈문제 때문이었다. 주식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거래회비 면제'는 연말행사가 됐다. 협회는 연말에 선심 쓰듯 거래회비를 면제한다고 발표해왔다. 그해 쓸 지출예산을 모두 거둔 후 주머니 사정을 봐가며 면제행사를 해왔다. 그래서 회원사는 배고픈데 협회 배만 두둑하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지출예산의 50% 남짓을 거둔 상황에서 회비징수를 중단했다. 모자라는 부분은 긴축경영 등을 통해 충당키로 했다. 장기간 증시침체로 증권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협회도 동참하고 나선 것이다.
증협 연수시설인 도고연수원을 회원사들이 무료로 이용토록 한 것도 사소한 것이지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연수원 이용료는 물론 식비도 받지 않고 있다. 각종 무료 교육 프로그램도 늘어났다.
한계상황에 봉착하고 있는 업계의 목소리도 밖으로 품어내고 있다. 증권연구원에 용역, 상시 구조조정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적극 건의하고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도 위탁수수료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수수료 하한제의 한시적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협회도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모양이다. 회원사를 인식하려는 모습에서 예전의 군림하는 협회의 색깔이 조금씩 퇴색되고 있음을 느낀다." 협회를 자주드나드는 증권사 한 IPO담당자의 얘기다. 그는 최근 구조조정으로 2명의 동료를 떠나보냈다.
4일 주가가 모처럼 3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증권시장의 보릿고개가 이번에 끝나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