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G 분명히 답해야 할 때"
LG그룹의 `통신 3인방'이 마침내 손을 잡았다. LG텔레콤,데이콤,파워콤 등 3사는 지난주 `네트워크 협력위원회'를 발족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3사가 보유한 유무선 네트워크의 시너지를 살리기 위해 공식적인 상시 협력채널을 개통한 것이다. 고만고만한 3사가 뭉치지 않고 따로 놀아서는 생존 공간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절박한 공감대가 작용한 듯 하다.
그러나 `이번엔 과연 통할까' 하는 의구심은 여전하다. LG의 통신 3사는 오래전부터 협력을 강조해 왔으나 결국 공허한 메아리였다. 이번에도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LG텔레콤과 데이콤 간 주도권 다툼에 대한 앙금이 여전히 남아 있는 모습이다. LG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데이콤의 주도 아래 이뤄졌다"며 "사실상 LG텔레콤이 연관된 부분은 많지 않고 데이콤이 효율적으로 파워콤의 망을 사용하기 위한 내용이 많다"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데이콤이 주도한 것이 내키지는 않지만 협력의 필요성과 겉으로 드러날 모양새 등을 위해 참여했다는 인상을 풍기고 있는 것.
통신 사업에 대한 LG그룹의 자세가 더 큰 걸림돌이라는 우려도 그대로 남아 있다. "투자를 하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그룹에서 분리시켜 더 좋은 주인이나 만나게 해 줄 것이지"라는 푸념은 이런 우려를 극명하게 반영하고 있다. LG그룹이 지난 5월 발표한 미래 전략을 보면 핵심사업인 정보통신 분야를 강화한다고 했지만 대부분 통신장비 분야에 대한 비전일 뿐, 통신서비스에 대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휴대인터넷, 광대역통합망(BcN),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EV-DV 등 신규 서비스와 두루넷 인수 등을 위해서는 투자가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LG그룹은 강건너 불구경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LG의 통신서비스 사업은 우리나라 시장을 위해서도 긴요하다. 이들이 잘 해야 KT와 SKT로 양분된 시장을 황금의 `3각 구도'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통신 3인방의 협력다짐에 대한 기대에 LG가 분명하게 답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