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스노쇼크' 지나간뒤 IT株 보라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은 솥뚜겅 보고도 놀란다. 자라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남아 자라와 비슷한 솥뚜겅을 보면 또 자라인 것 같아 깜짝 놀란다.
요즘 증시도 이와 비슷하다. 유가급등으로 놀랐던 증시가 이번에는 원/달러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에 화들짝 정신이 드는 모습이다. 한동안은 한국 기업의 체질이 환율하락을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해졌다며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와 폭으로 떨어지자 ‘나, 떨고 있니?’를 묻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18일 증시는 ‘스노 쇼크’에 휘청거렸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9.58포인트(1.08%) 떨어진 875.84에 마감됐다. 코스닥종합지수도 3.33포인트(0.89%) 하락한 372.56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개장 초에 상승했다. 이날 새벽 마감된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1.01% 올랐고 다우지수도 0.59% 상승한 때문이었다. 하지만 원/달러환율이 달러당 10원 이상 떨어진 1060원대로 급락하자 증시는 얼어붙기 시작했다.
환율 급락..갈길 바쁜 증시의 최대 악재
환율 급락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CJ투신증권 조익재 리서치본부장은 “환율이 급락하지 않았다면 IT(정보기술) 주식이 오르면서 종합주가지수도 상승할 타이밍이었는데 환율 하락으로 외국인과 국내 기관 등이 마음 편하게 IT주식을 살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도 “원화강세보다는 경기흐름이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역사적 경험으로 환율하락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시각이 있지만 최근 환율하락은 폭과 속도가 예상보다 크고 빨라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사장은 “세계 경제 주도권이 미국에서 아시아로 이동하면서 달러 약세-아시아 통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지 몰라도 단기적으로는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와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투자자문사장도 “환율이 1050원까지 떨어진 뒤 안정되면 불확실성 해소로 별 문제가 없겠지만 계속 하락하면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환율 충격으로 전고점(896) 돌파가 쉽지 않고 800대 초반으로 밀리는 어려운 상황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문지방 효과
환율 급락..한국 기업이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느냐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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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락은 전반적으로 한국 수출기업에 부담이지만, 중국 내수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으면 호재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조익재 본부장은 “최근 환율 급락은 1985년 9월의 플라자협정과 비슷하다”며 “중국이 위앤화를 절상한 뒤 내수시장이 성장할 때 한국 기업이 얼마나 진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플라자협정 이후 엔/달러환율이 260엔대에서 120엔대로 급락(엔화가치 급등)해 수출기업의 이익은 급감했지만, 내수 시장이 확대되면서 니케이평균주가는 하락하기보다 상승했다. 이번 달러약세도 위앤화 절상으로 이어져 수출중심의 중국경제의 내수확대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늘어나는 중국 내수수요를 한국기업이 상당부분 차지할 수 있으면 환율하락이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환율하락, 도약을 위한 새로운 도전
강신우 PCA투신운용 전무도 “통화 강세국가의 주가는 하락보다 강세를 나타내는 게 일반적”이라며 “원화 강세는 외국인 매도를 유발하지 않아 증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이 이날 완료되면서 외국인의 매도도 일단락되는 양상이어서 저금리에 따른 시중자금이 증시로 들어오면 주가는 환율하락의 쇼크를 딛고 상승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IT 주식에 계속 관심을…
이날 눈길을 끈 것은삼성전자다. 자사주 13만3180주의 매매가 이루어짐으로써 400만주 매입이 완료된 뒤 주가는 올랐다. 전날보다 2000원(0.43%) 오른 46만3000원에 마감됐다. 외국인도 1만9000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하이닉스(61만3000주)와 삼성SDI(5만7000주) 및LG필립스LCD(8만3000주) 등도 순매수했다.
환율 급락으로LG전자(58만주)와현대차(12만5000주) LG화학(8만1000주) 등을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조익재 본부장은 이를 “IT주식은 그동안 경기부진을 반영해 못 올랐지만 현대차 등은 많이 올라 환율 하락 영향이 비대칭적”이라고 설명했다. “환율급락이 수출주에 부정적 영향인 것은 틀림없지만 IT주는 그동안 오르지 못해 더 떨어지기보다 상승여력이 있는 반면 현대차와 LG전자 등은 많이 올라 환율하락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주를 끝으로 순환매매 상승은 일단락 된 양상이다. 하지만 IT주식은 거의 오르지 못했다. ‘스노 쇼크’로 인한 주가 하락이 끝나면 IT에 매수가 몰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환율 쇼크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매수를 자제하다 환율하락이 일단락되면 외국인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서 IT주식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환율 쇼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