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그린스펀의 입'..달러-증시↓

[뉴욕마감]'그린스펀의 입'..달러-증시↓

황숙혜 기자
2004.11.20 06:25

[뉴욕마감]'그린스펀의 입'..달러-증시↓

[상보] 1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증시 향방에 변수가 될 만한 경제 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달러화와 유가 움직임이 악재로 작용했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으로 달러화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여기에 국제 유가 상승과 일부 기술주 약세도 증시 하락 압력을 높였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115.64포인트, 1.09% 떨어진 1만456.91을 기록했고,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21포인트, 1.12% 하락한 1170.34를 나타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3.65포인트, 1.60% 하락한 2070.63을 기록했다.

그린스펀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콘퍼런스에 참석, 미국의 금리 상승에 대비하지 않은 투자자들은 손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 투자자들이 달러화 자산을 사들이며 미국의 경상적자를 계속해서 메워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스펀은 이와 함께 인위적인 시장 개입이 큰 효과를 가져오지 않는다고 말해 존 스노 재무장관과 마찬가지로 달러화 가치 부양을 위해 개입에 나설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파트너스리 자산운용의 최고경영자인 존 데이비슨은 "투자자들은 이날 달러 관련 그린스펀의 발언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그린스펀은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얘기했지만 투자자를 긴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해리스 트러스트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잭 애블린은 "그린스펀의 발언은 투자자 뿐 아니라 해외 정부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은 것"이라며 "그의 달러 관련 발언 속에는 부시 행정부가 인위적으로 달러화 가치를 높이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1.02% 하락한 103.11엔을 나타냈다. 장중 엔/달러 환율은 102.70엔까지 하락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0.52% 상승한 1.3028달러를 나타냈다.

이밖에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투심을 냉각시켰다.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뉴욕상품시장에서 전날보다 4.8% 급등한 배럴당 48.44달러를 나타냈다. 한 때 WTI는 전날보다 6% 가까이 수직 상승하기도 했다.

종목별로는 기술주가 특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이 4% 가까이 하락한 가운데 관련 종목이 약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하회'로 낮췄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3.7% 하락했다. 세계 3위 업체인 노벨러스 시스템도 3% 가량 떨어졌고, 인텔이 2.4% 내림세를 나타냈다.

아마존닷컴 역시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매도' 투자의견을 제시했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4.7% 급락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 모터스는 약 20만대에 달하는 제품 리콜 발표에 전날보다 2.4% 하락했다.

제약주도 약세를 보였다. 식품의약청(FDA)이 머크의 바이옥스 이외에도 보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한 의약품이 최소한 5가지에 달한다"고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FDA가 언급한 관련 업체는 미국의 화이저와 아보트 라보레토리스, 유럽의 아스트라제네카, 로쉬 홀딩, 그락소스미스클라인 등이다.

머크가 전날보다 1% 가량 하락했고, 화이저가 2% 이상 떨어졌다.

클라리온 그룹의 최고경영자인 모트 코헨은 "외국 투자자들이 달러 하락에 바짝 긴장하고 있으며, 이들은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를 줄일 뿐 아니라 팔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반도체 종목이 설비 과잉 상태이기 때문에 조정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그린스펀의 발언이 유럽 증시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영국의 FTSE100 지수가 전날보다 0.93% 하락한 4760.80으로 마감했고, 프랑스의 CAC40 지수가 0.83% 내린 3798.78로 장을 마쳤다. 독일 DAX30 지수도 1.05% 떨어진 4134.89를 나타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