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업지배구조와 투자전략
우리나라에서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후에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외환위기 이전의 우리나라 기업들은 주주중시 경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투자의 위험에 대하여 충분한 보상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채권투자자보다 낮은 수익률을 감수해야 했다.
주식 투자자들은 소위 ‘몰빵’과 ‘단타’라는 전략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주식에 대한 장기수요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좋은 기업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주주중시경영을 통해서 투자자들에게 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또한 좋은 기업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는 그렇지 않은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위험에 노출된다. 그러므로 투자자는 기업지배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에 대하여 기업지배구조가 좋은 기업보다 높은 자본비용을 요구하고 그 결과 기업지배구조가 나쁜 기업은 시장에서 가치를 낮게 평가받을 것이다.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는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기업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에 대하여 프리미엄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했으며, 미국 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이사회점수가 높은 기업들이 시장에서 높게 평가된다는 실증결과를 보고하였다. 그 밖에도 국내외 다수 연구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기업지배구조 점수를 활용한 분석을 통해서 좋은 기업지배구조가 기업가치를 증가시킨다는 일치된 실증연구 결과들을 발표했다.
그러면 기업지배구조가 좋은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기업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 높은 투자수익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이다. 왜냐하면 2002년 1월부터 2004년 10월까지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정도가 높은 기업들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의 누적수익률이 61.6%로 종합주가지수 수익률 41.2%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지배구조지수(KOGI)로 계산한 투자수익률은 27.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지배구조를 포트폴리오 구성에 활용하려면 기업지배구조가 좋은기업을 선택하기 보다는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정도가 좋은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
이와 같은 실증결과를 통해서 투자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기업지배구조를 활용한 투자전략들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아직 주가에 해당기업의 기업지배구조 관련 정보가 반영돼 있지 않았다면 다른 투자자들보다 한발 앞서서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는 전략을 따라야 할 것이다. 반대로 시장이 경쟁적이어서 이미 시장에 기업지배구조 정보가 반영되어 있다면 대규모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투자자들은 기업지배구조펀드를 통해서 시장이 기대하지 못했던 기업지배구조 개선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서 투자 종목에 대한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대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