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혹시나 그러나 역시나
외국인이 12월 첫날 1445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산타 랠리'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불안감만 심어줬다.
외국인 매도는 8일째 이어졌다. 10월 1조53909억원, 11월 3302억원의 순매도를 보인 외국인이 크게 태도를 바꾸지 않는 이상 4/4분기 내내 매도우위일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 급락이 반도체를 비롯한 IT주와 자동차주 등 수출주에 대한 비중 축소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 자금일 경우 환율급락을 계기로 차익실현에 나섰을 가능성도 높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날 4만주를 순매수해 '혹'하는 기대감을 낳았으나 하루만에 18만주(775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역시나' 였다.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에 대해 4/4분기 들어 44거래일중 7일만 순매수했다. 순매도 규모는 2조7415억원.
이철순 우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환율 하락, 내수부진 등에 따라 내년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을 안좋게 보는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으로 수출주의 이익마진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며 "당분간 IT를 비롯한 수출주에서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현철 LG증권 연구위원은 "MSCI지수의 대만 비중 상향 조정이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증시만 안정감을 회복하면 외국인매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간이 지나며 외국인의 매수에 대한 목마름은 더해가는 모습이다. 다음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9일)을 지나고 나면 그동안 주가를 견인한 프로그램매수도 크게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수급에서 외국인의 매도가 지속된다면 그 충격은 배가될 수 밖에 없다.
인기를 끌고 있는 적립식펀드, 연기금 매수가 있지만 일부 방어가 가능할 뿐 상승의 촉매제로는 한계가 있다. 이날 외국인매도는 4870억원, 매수는 3425억원이었다. 매도가 많은 게 아니라 매수가 평소보다 적었다는 평가다. 매수가 늘어날 지 아니면 매도가 더 늘어날 지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삼성전자 하락, 홈쇼핑주 상한가= 삼성전자가 1.3% 하락했다. LG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도 큰 폭 조정받았다. 주요 기술주에서는 하이닉스만 3.4% 반등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의LG홈쇼핑이 상한가에 올랐고 CJ홈쇼핑도 11.1% 급등했다.
종합지수는 전고점 890에 겁먹고 880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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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찬욱 브릿지증권 부장(강남 명품지점)은 "여기서 바로 890을 넘는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고점을 넘을 경우 1000까지 갈 수 있지만 아직 힘이 약해 주식을 사느라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
최 부장은 "유가, 환율, 반도체 침체 등 증시 악재가 더이상 악화된다고 보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개선되는 조짐도 없다. 프로그램매수로 주가가 등락을 반복할 뿐 전고점을 넘을 만한 수급이 아니다"고 했다. 최 부장은 장기소외당한 2등주, 제약주들의 시세가 좋지만 따라가기 어렵고 그래서 요즘 매매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이철순 팀장은 "프로그램매수에 의한 상승은 다시 재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며 "반도체가격 하락, 다시 50달러 언저리에 가 있는 유가, 달러 약세의 부정적 요인, 내수부진 지속 등 여전히 주가 상승을 확신하기에 펀더멘털이 나쁘다"고 강조했다.
환율, 경기 변수의 흐름에 따라 이미 내수주가 대안으로 부각, 상당한 시세를 냈다. 홈쇼핑주의 급등도 이와 관련 있다. 내수주 강세는 일본, 대만 증시에서도 나타난다. 10월 이후 일본 증시 상승률 상위 5개 업종이 은행 어업 건설 부동산 비철금속이었으며 대만에서는 여행 백화점 섬유 은행 운송업종이 주도했다. 내수주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봉원길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환율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내수주 강세 역시 단기에 그치겠지만 장기 추세라고 볼 때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전 주식이 많이 올랐지만 외면해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김학균 연구원은 "수출 모멘텀이 약한 대신 내수 회복 전망은 강화되고 있다"며 "내수주와 함께 이익의 안정성이 높은 자산주가 연속적인 시세를 낼 것"이라고 보았다.
장마감 동시호가에서 삼성전자가 낙폭을 줄였고 주가지수선물 12월물의 시장베이시스가 플러스 0.31포인트로 호전된 것은 내일 장의 반등 가능성을 높인다. 중요한 것은 890을 넘어 안착하는 지 여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