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 '삼성전자 사 볼까?'
‘급락 뒤에는 급반등이 있다는 게 증시의 경험 법칙 중 하나다. 하지만 대규모 매도 세력의 존재라는 확실한 급락 이유가 있을 때는 다르다. 종합주가지수가 이틀 동안 27포인트(3.1%) 폭락했지만 섣불리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외국인 매도가 심상치 않은 탓이다.’
역시 외국인은 무섭다. 팔기로 마음먹으면 주가 수준에 상관없이 내다팔아 증시에 충격을 준다. 이틀 동안 6800억원이나 순매도하며 종합주가지수를 840대로 끌어내렸다. 매도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매도종목이 IT와 원자재 및 은행 등 한국 대표주식으로 확산되고 있어 한국시장을 떠나는 ‘Sell Korea'가 시작된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자아내고 있다.
“향후 증시 전망은 외국인이 사지 않고 매도하더라도 소규모로 팔 것을 전제로 국내 수급에 의해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외국인 매도가 급증하고 있어 이런 전망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고 있는 양상”(한 투자자문회사 사장)이다.
금요일이 무섭다..외국인 매도에 추풍낙엽이 된 주가
금요일에 주가가 급락하는 일이 4주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금요일 오후에 하락폭이 커져 투자자들을 금요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10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6.46포인트(1.91%) 떨어진 844.85에 마감됐다. 이날 새벽 미국 증시의 상승으로 소폭 오름세로 거래가 시작됐으나,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폭이 커졌다. 장중 한때 841.77까지 떨어져 840선마저 위협당했다. 코스닥종합지수도 3.42포인트(0.91%) 하락한 372.08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소에서 주가가 떨어진 종목은 553개로 하락종목 165개보다 3.4배나 많았다. 코스닥에서도 303개가 오른 반면 492개는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 순매도가 많았던SK(-5.67%) 삼성전자(-1.69%)국민은행(-3.78%) POSCO(-2.45%)LG전자(-2.83%) 신한지주(-3.28%)LG화학(-3.28%) 등 업종 대표주의 하락폭이 훨씬 컸다.
외국인 Sell Korea인가?..현물-옵션 대량 매도..선물은 매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30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12월 중 순매도가 1조원을 넘었고, 10월 이후 3개월 동안에는 3조원 이상 매도우위였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11월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15일 연속 순매도라는 기록도 세우고 있다.
외국인은 주가지수 콜옵션을 5만5429계약 순매도한 반면 풋옵션은 8만7378계약 순매수했다. 선물을 2501계약(1345억원) 순매수했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앞으로 주가하락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독자들의 PICK!
외국인이 주식을 대량으로 팔고 있지만 셀 코리아는 아니라는 분석이 아직은 많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원/달러환율이 하락을 멈추고 반등함에 따라 외국인이 당분간 차익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면서도 “한국 주식을 팔고 나가 대신 살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대규모 매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 배당을 겨냥하고 주식을 산 적립식펀드나 연기금의 매수여력이 줄어들어 외국인이 매물을 내놓을 경우 주가는 단기적으로 더 떨어질 것이지만 기업의 수익력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볼 때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는 설명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도 “외국인이 IT주식을 팔고 환율하락의 수혜가 예상되는 내수주를 사는 것은 포트폴리오 재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며 “외국인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한국 주식을 팔고 있지만 내년 1/4분기 이후 IT경기가 회복되면 다시 매수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외국인 매도가 심상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증권 르네상스지점 이진규 부지점장은 “삼성전자가 40만원대로 떨어졌는데도 외국인이 매물을 내놓는 것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면서도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매물을 늘리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외국인에 맞서 사기보다 보수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도 “미국의 큰 펀드 매니저들은 추수감사절 이후 매매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외국인 대량 매도가 나와 걱정스럽다”며 “외국인 매도 종목이 IT에서 원자재 등으로 확산되는 것을 보면 추가로 매도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흐름에 순응해야 성공한다
주가 많이 떨어졌는데 삼성전자 이제 사봐?
‘삼성전자주가가 40만원 밑으로 떨어지면 사겠다.’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지난 8월 장중에 39만9500원까지 떨어졌다가 10월에 48만원까지 올랐던 추억을 가진 투자자들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더 신중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당시는 삼성전자의 상승 추세가 살아있었지만, 최근에는 상승추세보다는 하락추세가 강화되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매니저 무슨 고민하고 있나?
삼성전자의 5일 20일 60일 120일 이동평균이 모두 하락하고 있다. 다음주에는 60일이동평균(44만6833원)이 120일이동평균(44만1985원)을 밑도는 장기 데드크로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역배열이 완성된다. 외국인이 강하게 매수로 돌아서지 않는 한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는 주가 패턴이다.
포스코(120일 이동평균 16만860원) 국민은행(3만7278원) LG전자(5만9010원) 현대자동차(5만312원) 등 업종 대표주들도 120일 이동평균에서 지지될지 여부가 중요해지고 있다.
다음주의 증시 방향은 외국인 매도 지속여부와 삼성전자의 40만원 지지여부, 포스코 등 주요종목의 120일선 지지여부 등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 종합주가지수는 830선 아래로 떨어져 120일이동평균(813.60)의 지지를 테스트할 수도 있다.머피의 법칙 벗어나기
섣부른 예단에 따라 움직이기보다 확인할 것을 꼭 확인한 뒤 움직이는 보수적인 태도가 바람직하다. 연말 배당을 겨냥해 관련 주식을 사는 것도 지금으로 볼 때 조심하는 게 좋다.외국인의 곶감 빼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