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구 펀더멘털'vs'신 펀더멘털'
생각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똑같은 현상이라도 보는 시각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것처럼 비슷한 증시 주변 여건에 대한 접근 방법의 차이가 향후 증시 전망을 다르게 만든다. 불투명한 거시경제를 중시하는 사람은 ‘전통적인 펀더멘털 부진’을 이유로 약세를 예상한다. 반면 개별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을 강조하는 ‘신 펀더멘털론자’들은 슬금슬금 상승을 내다본다.
거시경제가 좋지 않아 주가가 오를 수 없다는 주장과, 급등은 없을지라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은 미세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주식 매도와 매수를 가를 정도로 중요하다. 어느 쪽 의견이 옳을까?
떨어질 때 오르는 시장은 강하다
20일 증시는 ‘신 펀더멘털론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하락세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가 오름세로 마감됐다. 종합주가는 지난 주말보다 9.18포인트(1.05%) 오른 884.31에 마감됐다. 872.30에 개장돼 870.60까지 떨어져 870선을 위협했지만 외국인이 매도물량을 줄이고 프로그램 매수가 나오면서 오름세로 돌아서 880선을 넘어섰다. 코스닥종합지수도 1.27포인트(0.33%) 오른 382.71에 거래를 마쳤다.
종합주가는 최근 5일 동안 40.11포인트(4.8%) 올라 다시 정배열이 완성됐다. 5일 이동평균(870.28)이 20일 이동평균(867.79)를 상향돌파하는 단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했고, 떨어지던 60일 이동평균(857.75)도 상승으로 방향을 틀었다. 거래대금이 1조8000억원으로 지난 주말보다 1조5000억원 가량 줄어 추가상승에 부담이 되긴 하지만 분위기는 좋아졌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지난 주말 미국 주가가 하락했고 이날 아시아 증시도 혼조세를 보여 한국도 조정이 예상됐지만 의외로 상승했다”며 “주가가 떨어지면 사겠다는 대기매수가 많아 주가는 하락보다 상승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 펀더멘털 vs 신 펀더멘털
“수급이 펀더멘털을 이긴 적이 없다는 게 지금까지 증시의 경험법칙이다.”(이채원 동원증권 상무).
“펀더멘털이라 하면 거시경제를 뜻했지만 앞으로는 기업의 이익창출 능력과 수급의 구조적인 변화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거시경제는 좋지 않더라도 체질이 강한 기업 중심으로 주가상승은 이어질 수 있다.”(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
“증시는 다수론과 반대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긍정론이 신중론보다 7대3 정도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불안 요소다.”(이 상무).
“대외적으로는 긍정론으로 소개되는 사람 중에 자신 있게 오른다고 보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아직도 신중론이 더 많은 것으로 보여 상승의 여지는 남아있다.”(동양종금증권 서명석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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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와 미래의 증시 전망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것은 증시가 아직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엔 다르다’면서 ‘높은 주가를 합리화하는 새로운 이론이 제기될 때가 꼭지였다’는 과거의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은 신중론에 서고, 상승 초기에는 항상 시장의 성격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는 사실을 중시하는 사람은 긍정론을 편다. 뚜렷한 판단의 잣대를 갖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울 뿐이다.슈와츠네거의 '성공법칙'
오를 확률과 떨어질 위험
연말장세 뿐만 아니라 내년 1/4분기에 대한 전망과 해석도 엇갈린다. 12월 배당락이 시작되고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 주가는 의외로 많이 떨어질 수도 있는 것에 대비하는 위험관리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앞으로 50만원 정도까지 10% 오를 수 있는 반면 10% 이상 떨어질 위험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호재가 나오면 주가가 튀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LG필립스LCD처럼 LCD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호재에도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볼 때 대기매수여력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830~840까지 떨어질 수 있으나, 그 수준에서라면 주식을 사겠다는 기관들이 많아 그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시장은 오르고 싶다
수익 호전되고 가치 많은 종목에 한정
증시가 약세일 때 덜 떨어지고, 강세로 돌아설 때 맨 먼저 오르기 시작해 많이 상승하는 종목이 좋은 주식이다. 이런 주식은 수익이 내년에 확실히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PBR이 0.5배 이하, PER이 3~4배로 저평가돼 있는 주식들이다.
오를지 떨어질지 방향을 잡지 못하는 증시가 예상외로 강세를 나타낼 것에 대비해 이런 종목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 투자금액의 50% 정도는 현금으로 남겨두어 하락시 매수에 대비하고, 50%는 이런 종목으로 상승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월가와 여의도..닮은꼴과 다른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