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벤처 대박'의 꿈

[광화문]'벤처 대박'의 꿈

김영권 정보통신부장 겸 특집기획부장
2004.12.30 12:49

[광화문]'벤처 대박'의 꿈

로또는 '희망 상품'이다. 당첨 확률만 본다면 당연히 사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번개맞을 가능성보다 낮은 확률이라도 그것이 나에게 맞아 떨어질 수 있다는 허망한 꿈, 그 꿈이 로또 열풍을 만든다. 나는 또 '꽝'이지만 어디선가 누군가는 '돈벼락'을 맞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뿐인가. 설령 허망한 꿈이라도 그 꿈으로 일주일을 설레이며 보낼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몇천원 정도는 기꺼이 쏠 수 있다는게 로또맨들의 심리일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일제히 몇천원씩을 던지게 만드는 힘, 그 힘은 바로 희망에서 나온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저임금을 감수하고 열악한 3D 업종의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것도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일을 대졸 실업자에게 하라고 하면 그에게도 같은 꿈이 생길까. 물론 아니다. 그에게 투자된 비용을 볼 때 도저히 원가도 못건지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실업대란', 다른 한편에서는 '인력대란'이 빚어지는 현실이 문제라 해서 모두가 편한 일만 하려 한다고 탓할 수 있을까.

벤처. 2005년 새해를 앞두고 새삼 벤처를 얘기하고 싶은 것도 바로 거기에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로또 열풍처럼 번지는 희망벤처 열풍, 그것이 우리 경제를 살리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1999년 불같이 타올랐던 벤처 붐. 정부는 화려했던 그 옛날의 추억을 되살려 내년에는 '제2의 벤처 붐'을 일으키겠다는 다짐이다. 얼마전에는 대단히 강도높은 벤처활성화 대책도 내놓았다. 화끈하게 돈을 풀고, 코스닥 시장의 문턱을 낮추고, 세제지원을 강화하는 등 모처럼 작심하고 내놓은 작품인 듯 싶다. '정직한 실패'에 한번 더 기회를 주자는 `패자부활제'도 눈길을 끈다.

정부가 할 만큼 했으니 이젠 벤처기업인과 투자자들이 응답할 차례다. 예전의 벤처 붐은 정말 허망한 것이었다. 천박한 투기판으로 변질돼 거품만 키우다가 졸지에 사그러들었다. 벤처정신은 실종되고 그 자리에 한탕을 노리는 검은 돈과 벤처사기꾼이 들끓었다. 그건 '희망의 창업'이나 '희망의 투자'가 아니었다. 모두가 패자가 되는 `절망게임'에 휘말려 우리는 얼마나 비싼 수업료를 내고 댓가를 치렀던가.

벤처의 본질,그것은 희망이다. 벤처를 일구는 사람은 내 꿈을 이루겠다는 희망에 자신을 내던진다. 말 그대로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꿈이다. 그건 찬밥 더욱밥을 가리지 않는 호구지책과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다. 그것은 심각한 실업난을 풀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하다. 벤처 붐이 없으면 불황의 골은 더욱 깊게 패이고, 젊은 백수들의 좌절감 또한 하염없이 깊어질 것이다.

벤처에 투자하는 사람도 희망을 품는다. 그것은 로또보다 훨씬 당첨 확률이 높은 베팅이다. 자기 노력과 계산에 따라 얼마든지 당첨확율을 높일 수도 있다. 그뿐인가. 로또는 잘해야 '제로 섬'이지만 벤처는 잘하면 '플러스 섬'이다.

대박의 꿈. 그건 언제나 있었다. 부동산 대박, 증권 대박, 코스닥 대박, 로또 대박…. 그건 서민들에게 너무나 달콤한 것이다.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새해에는 '로또 대박' 대신 '벤처 대박'의 꿈을 꾸자. 그것이 훨씬 건강하고 유익한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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