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새해 부동산시장 전망

[기고]새해 부동산시장 전망

서승환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2005.01.05 08:44

[기고]새해 부동산시장 전망

지난 한해 부동산 시장은 경제의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다사다난했다.

특히 토지시장은 충청권을 중심으로 신행정수도의 추진과 위헌판결 등의 요인으로 요동쳤으며 각종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주택시장의 경우는 1가구 다주택 양도세 중과, 주택거래신고제, 종합부동산세, 중개업법 개정,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 등 정부의 강공기조가 유지되면서 전반적으로 안정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주택공급물량은 격감하였고 거래는 실종되었으며 가격하락에 따른 피해의 대부분은 서민들에게 집중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새해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강공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에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 및 장기침체 요인들이 맞물려 부동산 경기는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연구기관들도 주택가격은 상당히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지가 변동률도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주택가격이 안정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단기간에 너무 많이 떨어지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인 셈이다. 이는 전셋값이 떨어져서 생기는 역전세난이 되레 세입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서 잘 나타난다.

주택가격의 등락폭이 심하지 않은, 부동산 시장의 진정한 안정을 위해서는 부동산 정책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정책 집행에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부분적으로 좋은 것들을 한 곳에 모아 놓으면 되레 역효과가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구성의 오류'라고 한다. 박세리, 박찬호, 홍명보, 김수녕 등은 모두 자기 분야에서는 초일류 선수들이지만 이들을 모두 모아 아이스하키 팀을 만들면 기대했던 성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도입되었거나 도입될 예정인 부동산 정책들은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모두 의미가 있으며 나름대로의 정당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합쳐놓으면 부작용이 커진다.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큰 방향은 보유세는 강화하되 거래세는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보유세는 물론이고 거래세 부담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구성의 오류'가 생기기 때문이다.

등록세율을 낮춰도 과표가 지방세과세시가표준액에서 국세청 기준시가와 고시가격으로 바뀌기 때문에 부담금액이 늘어나는 주택이 상당수에 달하며 1가구 3주택 이상 양도세 중과의 영향으로 양도세 부담이 증가하는 가구도 상당수에 달한다.

또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모두 모아 놓고 보면 주택시장이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각종 규제책의 지향점이 서로 상충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관련 각종 조세정책은 수요를 억제하고 분양가 원가공개 및 개발이익 환수제 등은 공급을 억제하게 된다. 수요억제와 공급억제가 동시에 이뤄지면 가격의 변화방향은 불분명하지만 공급물량이 줄어드는 것만은 명약관화하다.

그런데 공급물량 감소가 장기적으로 주택가격상승의 요인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택시장은 결국 가격은 상승하고 주택 재고량은 줄어드는 축소균형으로 이행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축소균형이 바람직한 주택시장의 모습인지 궁금하다.

새해 부동산 시장의 전망은 별로 밝지 못하다. 부동산 정책만이라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되 시장에 주는 부정적 충격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발휘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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