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사] 故人께 드리는 '마지막 약속'

[영결사] 故人께 드리는 '마지막 약속'

홍선근 편집국장-장례위원장
2005.01.08 08:01

[영결사] 故人께 드리는 '마지막 약속'

오늘 한 남자가 떠납니다. 세상과 사람들을 남다르게, 깊이있고 관대하게 사랑하던 한 남자가 영원히 우리곁을 떠납니다. 그 영면의 길에서 우리는 모두 매우 비통합니다. 그의 뜻깊고 장대한 생애가 돌연 중단된데 대해 도무지 우리 마음이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세상 이치가 항상 의인을 세우고 올바른 뜻을 마무리하도록 만드는 건 아니지만 박 무 사장님의 별세를 보면서 저희는 다시 한번 세상이치의 무심함을 뼈저리게 깨닫게 됩니다. 아, 하늘이시여.

우리는 도리없이 박무사장님을 떠나 보냅니다. 육신의 떠남을 누가 막겠습니까. 그러나 마음만은 남겨놓고 가시기를 간청드립니다. 남의 짐은 다 지려고 하면서도 당신 자신의 짐은 주변사람에게 한톨의 부담이라도 될까봐 한마디 말은 커녕 표정조차도 드러내지 않던 그 헌신적인 마음, 명리를 쫓는 세상 풍조 속에서도 항상 흔들림없이 중심을 잃지 않고 당신 자신의 뜻을 펼쳐가던 그 광명정대한 마음, 큰일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한없이 낮출 수 있는 겸양과 대범함이 공존하던 마음.

일찌감치 그 마음을 다 따라갈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본받을 사표라도 있어야 저희가 쉽게 포기하지 않고 이 세상을 옳게 가꿔가려고 힘쓸 것이기에, 떠나시는 분을 붙들고 그 마음들이라도 남기시고 가시라고 이렇게 간청을 드립니다.

사실은 마음만이 아니라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의 태도와, 한국의 언론은 어떤 미래를 열어가야 하는지의 방향과, 그래서 한국의 경제는 어떤 내용을 담아가야 하는지의 기본적인 원칙들을 박무사장님께서는 벌써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그것들을 제대로 실현시키고 알차고 풍성하게 가꿔갈 것인지의 여부는 바로 여기 지금 이 시간에 박사장님을 보내고 있는 우리들의 몫입니다.

저희는 지금 새로운 경제뉴스 머니투데이를 이 세상에 내놓은 창업자를 떠나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회사의 창업자는 삶을 관통해서 지켜온 원칙과 철학, 몸으로 실천한 행적과 성취 등을 통해 개인적인 자취와 흔적을 그 회사에 누구보다도 강하게 남기기 마련입니다.

특히 박사장님은 세상의 존경을 받을만한 언론인이자 기업인으로서 세월의 풍화작용에도 변함없이 우뚝 서서 머니투데이의 미래를 함께 키워갈 것입니다.

후배들은 그저 창업자의 드러나지 않은 참된 명예와 고결한 뜻이 혹시라도 욕될까 두렵습니다. 지금은 오로지 박무사장님을 떠나 보내드릴 시간이지만 마음속 깊은 어딘가에서 우리는 벌써 창업자 부재의 공백이 주는 두려움을 느낍니다.

어떤 어려움을 겪더라도 창업자의 뜻을 훼손하는 일만큼은 결코 없을 것임을 다짐 드립니다. 남아 있는 저희가 떠나는 분께 드리는 최소한의 마지막 약속입니다.

이제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故)자를 붙여 고 박무사장님을 부릅니다. 사장님께서 여기 안 계신 서러움을 감당하기가 힘듭니다. 박무사장님, 큰사람 박선배님. 평안을 빕니다.

  2005년 1월8일 홍선근 편집국장-장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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