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부품소재산업 국제화펀드를 만들자
연초부터 부품·소재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ㆍ일 FTA 타결을 앞두고 가뜩이나 취약한 부품ㆍ소재산업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던 차에, 노 대통령도 연두 기자회견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의 핵심인 부품ㆍ소재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다짐을 했다.
사실, 부품ㆍ소재산업이 취약하면 아무리 완제품 수출을 많이 해도 내수활성화로 이어지기 힘들다. 낮은 외화가득율 때문이다. 수출 대기업과 중소 부품·소재업체간의 격차는 더욱 심해지고 저 부가가치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우리경제의 내용은 부품ㆍ소재산업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보면 된다.
우리 부품ㆍ소재산업이 고부가가치와 높은 외화가득율의 산업으로 전환하는 길은 사실 단순하다. 전세계적으로 자신들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으면 된다. 세계적 완성품 업체들은 자신들이 필요한 부품·소재를 지역과 국가를 가리지 않고 조달해서 쓰는 추세다. 우리기업들이 이들의 글로벌 소싱(Global Sourcing)에 참여할 능력을 가지면 된다.
결국 부품ㆍ소재산업 육성을 위한 화두는 글로벌 소싱에의 참여로 정리 될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소싱이라는 것이 국내 수요대기업과의 상품 협력개발 또는 수급기업 협력펀드를 통한 구매협력으로 해결될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국내 부품ㆍ소재기업들이 글로벌 소싱에 참여하려면 몇 가지 스스로가 해낼 수 있는 전제가 필요하다. 우선 수직계열화를 벗어나 독자적 핵심기술개발에 나서야 하고 둘째, 보유기술을 세계적 수요기업의 필요에 맞추어서 상용화 해야한다. 셋째 상용화된 기술을 지속적으로 보완/개발해서 기술우위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국내 부품·소재기업들의 글로벌 소싱 참여를 성공적으로 도와줄 정책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하나가 '부품ㆍ소재산업 국제화펀드(가칭)'가 될 수 있는데, 이 펀드는 우선 국내 핵심 부품ㆍ소재기술을 세계적 수요기업의 필요에 맞게 상용화 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어야 한 것이다.
또 해외의 부품ㆍ소재기업이나 연구소, 대학등에 산재해 있는 첨단 기술을 인큐베이션해서 국내 부품ㆍ소재기업에게 접목시키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해서 세계적 수요기업에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 형태는 기술 라이센싱(Technology Licencing), 기술 기반의 JV(Technology based JV) 등의 형식이 될 수도 있고, 여러 곳에 산재한 기술들을 조합해서 상용화 할 수 있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펀드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국내 부품ㆍ소재기업들이 다양한 형태로 해외시장 진출을 꾀할 수 있다면, 무엇보다도 효율적인 글로벌 소싱 참여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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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는 부품ㆍ소재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도와줄 투자시장이나 기관이 전무하다. 현재의 창업투자회사나 창투조합이 보이는 투자규모나 성격 가지고는 글로벌 소싱을 목표로 하는 부품ㆍ소재기업들의 갈증을 풀어 줄 수 없다.
CDMA기술을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는 이 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니고 해외에서 들여다 상용화 했다. 그리고 관련된 응용기술을 지속적으로 보완ㆍ개발함으로써 세계적 기술적 우위(Technology Leadership)을 확보했다. 이는 부품ㆍ소재산업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가진다. 기술의 국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기술개발속도를 따라잡는 일(Catch up)과 상용화다.
결국 부품ㆍ소재산업의 글로벌 소싱 참여 여부도 수요기업의 니즈에 맞춘 기술의 캐취업과 상용화에 달려있다.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을 보면서 부품ㆍ소재산업의 국제화를 도와줄 새로운 개념의 펀드를 설치할 것을 제안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