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위성DMB vs 지상파DMB

[광화문] 위성DMB vs 지상파DMB

김영권 정보통신부장 겸 특집기획부장
2005.01.20 12:40

[광화문] 위성DMB vs 지상파DMB

거실의 맹주, TV가 '화려한 외출'을 시작했다.

안방을 뛰쳐 나온 전화기가 순식간에 거리를 점령했듯이 '손안의 TV'는 모바일 생활문화에 일대 변혁을 불러 올 것이다. 내년중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컴퓨터까지 거리로 나서게 된다. 이런 추세라면 휴대폰과 컴퓨터-오디오-비디오가 환상적으로 통합된 '유비쿼터스 폰'이 대중화될 날도 머지 않았다.

새해들어 시험방송을 시작한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은 5월에 본 방송에 들어간다. 이때쯤에는 지상파DMB도 상용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렇게 통신과 방송의 첫만남은 '허니문'도 없이 '위성 vs 지상파'의 대접전으로 출발한다. 최첨단 통신-방송 융합 서비스를 한꺼번 두가지씩이나 동시상영하는게 과연 IT 강국답다.

이중 위성DMB를 이끄는 선수는 SK텔레콤 진영의 TU미디어이고, 지상파DMB를 이끄는 선수는 KBS MBC SBS다. 통신과 방송 쪽을 대표하는 두 진영은 벌써부터 기세다툼이 팽팽하다. 유료인 위성DMB에 지상파 재전송을 허용할지,무료인 지상파DMB에 부분 유료화를 허용할지 등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쟁점과제도 많이 남아 있다.

이런 문제를 신속하게 잘 풀어야 DMB 시장이 제대로 만들어져 경제를 견인하는 선순환 효과가 작동할 것이다. 위성과 지상파의 선의의 경쟁은 유비쿼터스 사회를 앞당기는 성장동력이 될 수도 있다.

기술은 이미 멀찌감치 앞서가 있다. 걱정되는 것은 기술의 속도가 아니라 명분과 작은 이익에 집착하는 이해관계자들과 이를 조정해야 할 정부의 역량이다.

예컨데 위성DMB로는 KBS나 MBC SBS를 못보게 하고, 지상파DMB에는 일체의 유료화를 허용하지 않는 식이 되면 어찌 될까. 우선 상업성을 중시하는 위성DMB에 지상파 재전송을 허용한다는 '특혜시비'를 막을 수 있다. 지상파DMB로는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방송을 누구나 공짜로 볼 수 있게 한다는 공공성을 관철시킬 수 있다.

이 정도면 명분은 훌륭하고 충분하다. 두가지 DMB폰에 보조금 지급까지 똑같이 금지하면 더 더욱 공평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위성DMB 사업은 경쟁력을 잃고, 지상파DMB에는 투자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시장이 죽으니 다양한 DMB폰 개발과 판매는 지연되고, 컨텐츠 개발도 힘을 잃을 것이다. 좋은 프로그램을 언제 어디서나 값싸게 보고 싶은 시청자들의 '볼 권리'도 결국 충족시키지 못하게 된다.

통신과 방송이 융합하면 '통신〓상업성', '방송〓공공성'이란 기존의 단순 도식도 함께 섞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섞느냐는 것인데 고지식한 원칙론자들은 '섞여선 안된다'면서 한세월 고리타분한 명분 타령에 밥그릇 싸움만 벌이고 있다. 기술과 시장은 이미 만나서 섞이고 있는데 법과 제도와 정부 조직은 여전히 통신과 방송 양쪽으로 갈라서 제각각 한쪽 눈으로만 문제를 보고 있다.

시청자들은 위성DMB로도 당연히 지상파를 보고 싶다. 또 지상파DMB로도 하루 빨리 좋은 품질의 TV를 보고 싶다.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이같은 희망이 충족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 시장의 활력을 조장하는 일이다. 그게 아니라 막고,조이고,미루고,힘빠지게 하는 일을 반복해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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