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온라인 저작권 법과 현실사이

[기자수첩]온라인 저작권 법과 현실사이

전필수 기자
2005.01.25 12:06

[기자수첩]온라인 저작권 법과 현실사이

음반가게에서 산 CD를 집에서 친구들과 듣는 것은 합법이지만, 온라인에서 산 음악파일을 자기 블로그에 배경음악으로 까는 것은 불법이다. 최근 논란이 뜨거운 저작권법 규제와 네티즌의 정서 사이의 괴리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문화관광부는 미니홈피나 블로그가 사적 공간이 아니라 열려있는 공간이므로 돈을 주고 구입한 음악파일이라도 이곳에 올리는 것이 불법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말에 수긍하는 네티즌들은 거의 없다. 미니홈피를 또 다른 집으로 생각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해가며 꾸미는 네티즌들에게 이러한 정부의 법은 부당한 구속일 따름이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상의 저작권 보호에 동의하지만 이번 저작권법을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며 현행법이 인터넷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더 나아가 일부 전문가들은 인터넷에 대한 정부와 음반업계의 몰이해가 온라인 음악시장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터넷이 음반시장을 위축시키는 불법적인 공간이라고만 생각하고 규제해 새로운 수익원으로서의 가능성을 차단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몇몇 대형 음반사들은 음원에 대해 댓가를 지불하겠다는 유료 온라인 음악사이트들에게조차 이런저런 이유로 음원제공을 끝까지 거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와 음반업계는 온라인 음악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인터넷 음악은 공짜'라는 네티즌들의 인식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문화부 당국자는 "국민의 75% 이상이 음악의 불법사용을 음반시장 침체의 주요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네티즌들의 공짜인식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 당국자는 "음반업계가 바라는 것은 정보의 자유라는 교묘한 말로 포장해 온라인에서 사유재산의 공유를 주장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이 주장하는 인터넷의 특성이 `교묘한 말의 포장' 수준으로 대접받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음악시장을 제대로 만들려면 공짜를 좋아하는 네티즌도 문제지만 인터넷 현실을 무시한 채 우격다짐으로 규제하려는 당국과 저작권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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