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기아車의 안과 밖

[기자수첩]기아車의 안과 밖

광주=원정호 기자
2005.01.28 07:52

[기자수첩]기아車의 안과 밖

"기아차광주공장은 광주지역 제조업 매출의 17%와 고용인원의 30%를 차지하며 이 지역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잘 뻗어나가던 공장이 채용 비리 여파로 활력을 잃지 않을 까 걱정됩니다."

지난 26일 만난 광주광역시 관계자는 채용 비리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지역 경제를 걱정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부풀리기식 의혹제기가 지속되고 국내외로 소식이 퍼저나가 광주 간판 산업의 경쟁력에 타격을 주지 않을 까 우려했다.

기아차 노조의 비리 사건과 이에 따른 기아의 브랜드이미지 훼손 우려가 광주 경제에만 한정된 얘기일까.

지난해 우리 자동차산업은 326억달러를 수출, 우리나라 전체 수출 2542억달러의 12.8%를 차지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으로 부상하며, 내수 침체로 고통을 받던 한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특히 수출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기아차는 지난해 70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고 올해는 100억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는 등 한국 수출의 최전선에 서 있다.

지난 98년 현대차에 인수될 당시만 해도 내수기업이었던 기아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는 10년간의 지루한 브랜드 알리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실제 기아차는 세계 4대 그랜드슬램 대회 중 하나인 호주오픈테니스대회의 메인스폰서로 활동하는 등 많은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이 같은 노력과 품질 개선이 이제야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미니밴인 카니발이 호주시장에서 판매 1위를 달성했고 오피러스는 미국 소비자 조사기관에서 '가장 기쁨 주는 모델'로 선정되는 등 해외고객의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이 같은 10년 노력이 회사 자체가 부도덕한 양 도매금으로 몰고가는 노조의 비리 파문공세로 자칫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여 있다. 기아차 한 관계자는 "일부에서 벌어진 부정이 기아차 전체에 문제에 있는 것처럼 과대 확산되고 있다"며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대외 신인도 하락과 수출타격이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기아차의 대외 신인도 하락은 광주의 문제를 넘어 우리 자동차산업의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자동차전쟁에서 승승장구하던 기아차의 어려움 봉착은 경쟁업체인 일본과 유럽업체에 득이 된다. 광주공장 채용 과정에서의 비리를 기아차 전체의 도덕성 문제로 연결짓는 교각살우의 우를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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