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열달전 교육부총리와의 대화
"교육.의료.법률.문화분야의 종사자들은 시장을 개방하면 큰일 날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 수준이 이를 수용할만큼 성숙했다고 본다. 중장기적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들 분야의 개방이 절실하다"
김진표 신임 교육부총리가 지난해 4.15총선 당시 선거사무실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쏟아낸 말이다. 좀 어리둥절했었다. "이렇게 교육에 관심이 많았었나?"
그는 당시 교육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다양한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그는 실제 의정활동에서 수시로 교육관련 전문가들과 대화와 토론을 가져왔다. 김 부총리가 전격 임명되면서 교육계는 그의 시장주의를 우려하고 있다. 교육과 경제는 다르다는 논리다.
그러나 그는 젊은이들에게 믿음을 갖고 있었다. "집단 이기주의에 따른 폐쇄상태가 계속된다면 국가경쟁력은 구조적으로 퇴보할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 젊은이들의 잠재력을 드러낸 한류열풍을 보면 겁먹을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구조가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갈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해서는 고부가치를 가진 인재,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게 급선무"라며 강조했다. 불안하다고 교육시장을 막고만 있으면 우수한 인력들이 밖으로 나가게 돼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사회문제로 떠오른 '기러기 아빠'들의 불행도 이를 통해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유학.연수수지는 24억7000만달러 적자다. 해외로 나간 돈이 24억8700만달러인 반면 수입은 1600만달러가 고작. 빠져나가는 돈만이 문제가 아니다. 돈있는 사람들은 기러기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돈 없는 서민들은 낙후된 교육서비스에 억지로 적응해야하는 형편이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겠지만 교육정책의 수장이 된 김 부총리가 열달전 소신을 실현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