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국민연금의 비극적 운명②

[광화문]국민연금의 비극적 운명②

유승호 부장
2005.02.03 08:58

[광화문]국민연금의 비극적 운명②

지난번 광화문 컬럼 ‘국민연금의 비극적 운명’이란 글에서 국민연금이 ‘연못속의 고래’처럼 커져 결국 자본시장의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한 독자는 댓글을 통해 “국민연금이 고갈돼 파탄날 것으로 우려되는데 그 규모가 계속 커진다는 전제는 안맞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독자의 지적대로, 국민연금은 2035년이후 급속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민연금을 내고 있는 세대들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연금을 받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다만 2035년까지 30년간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자본시장을 망쳐놓을 수 있다는 것을 지적했던 것이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국민연금이 2035년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인구구조 때문이다. 현재 국민연금 주요 납부자인 30세 전후의 `베이비붐 에코세대' 수가 노인층에 비해 현격히 많다. `베이비붐 에코세대'란 전후(戰後)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들의 2세를 말한다.

이들의 소득이 꾸준히 늘어나는 향후 30년간 국민연금이 급팽창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세계최저수준의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부부가 자식을 1명밖에 낳지 않으니 30년후엔 젊은이 1명이 노인 2명을 부양하게되는 셈이다. 연금이 고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30년후 젊은이들에게 연금을 많이 내게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시나리오는 현재 이탈리이 스페인 프랑스 등의 유럽국가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나라의 봉급생활자는 급여의 30%가량을 연금으로 내야하는 부담 때문에 연금부담이 적은 이웃나라로 `연금 이민'을 간다고 한다.

2차대전 직후 태어난 베이비붐세대가 노인(연금수령자)이 돼 연금지급 부담이 커진 반면 그들이 많이 낳기 꺼려했던 후세들은 노인 부양이 힘들어 고국을 등지는 것이다. EU 역내에선 취업비자없이 다른 나라에서도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게돼 젊은이들의 ‘연금 이민’이 늘어났다고 한다.

외국어에 배타적인 프랑스인들은 이민이 많지 않지만 이탈리아의 경우 상대적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떠난다고 한다. 이들 국가는 험난한 이슈인 국민연금제도를 방치했지만 영국의 경우 대처 수상 시절 연금제도를 대대적으로 고쳐 후세들의 연금부담을 대폭 줄였다.

우리나라는 이탈리아 프랑스보다 더 극단적인 상황을 맞게될 수 있다. 출산율이 프랑스보다 더 낮다. 이 때문에 연금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제도를 지금 손보지 않으면 후세들을 이민 가게 만드는 국가적인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국민연금이 ‘연못속의 고래’처럼 커지지 않도록 분산시키는 방안을 비롯해 후세대들의 연금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세계최저수준의 출산율은 국민연금에만 문제를 발생시키는데 그치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출산 장려책을 보면 너무나 미진하다. 국민연금을 미래 노인을 위해 쌓아둘 것이 아니라 태어날 아이들에게 일부 지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국민연금의 비극적 운명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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