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흥분을 가라앉히고..
종합지수가 960에 안착한 것에서 더 나아가 970에 근접했다. 코스닥지수는 5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500을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15일 증시는 전날 급등에 따른 피로감도 무시한 채 상승세를 이어갔다. 큰 폭은 아니었지만 견조한 오름세였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긍정적이었다. 거래소시장의 거래량은 5억4794만주로 전날에 이어 5억주 이상을 유지했고 거래대금도 3조4093억원으로 전날에 이어 3조4000억원대를 지켰다. 코스닥시장은 거래대금이 2조원을 넘어섰다. 거래량도 6억4520만주로 전날보다 늘어났다.
상승 추세로 상한 종목도 늘고 있다. 거래소시장에서는 25개 종목, 코스닥시장에서는 87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하며 폭죽을 터뜨렸다. 상한가 종목이 속출하고 종목만 잘 고르면 하루 10%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 개인 투자자로서는 그간의 한풀이 장세를 맞을 수도 있다. 시장 대비 부진할 수는 있지만 주식을 사놓고 기다리면 가격이 올라주니 절대 수익률 측면에서는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거래도 폭발하면서 지수가 오르니 상승 추세를 탔다는 믿음도 든다.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 4일째 매수 우위를 이어간 것도 반갑다. 전날 지수를 끌어올린 것보다 더 많은 2790억원 가량의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됐으나 현물시장의 저가 매수로 무난히 소화됐다. 그러나 아무리 지금의 종합지수 900대가 과거와 다르다해도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시황은 안 본다
이 때문에 한 자산운용사 이사는 "요즘 펀드매니저는 지수도 시황도 안 보고 심지어 업종도 안 보고 종목만 본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지수 부담을 느끼지만 주식 비중을 줄일 경우 지수 상승시 시장 대비 언더퍼폼(Underperform)할 수 있기 때문에 주식을 팔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어차피 주식을 들고 가야 하기 때문에 시황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지수가 올라도 종목마다 수익률이 차이가 많이 나고 업종내에서도 종목별로 차별화가 심하다"며 "모두들 종목찾기에 나서면서 5년만에 처음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거래소 중소형주가 수두룩하고 3년만에 처음으로 오르는 코스닥 종목도 많다"고 지적했다.
시황 전문가들이 상승 주도업종과 주도주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말들을 많이 하지만 이 이사는 "실제로 지금 오르는 것을 보면 중구난방"이라고 말했다. 가치주라고 해서 저PER, 저PBR도 오르지만 신성장주라고 해서 DMB 관련주, 생명공학 관련주, 환경주 등도 급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중구난방식 상승도 지수 부담으로 인해 개별 종목찾기가 활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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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사는 "올들어 종합지수는 10%도 못 올랐는데 전날 하이닉스 한 종목이 10%가량 올랐다"며 "종합지수는 절대적인 기준에서는 부담스러운 수준이기 때문에 쭉쭉 뻗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오를 만한 종목을 찾는데 주력하되 "기관은 모든 종목을 다 쫓아다닐 수 없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어느 정도 되면서 유동성도 있는, 덜 오른 우량주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망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종목 위주로 시장에 접근하되 과도한 낙관이나 추격 매수는 삼가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권호진 BNP파리바투신운용 상무는 "경기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상당히 낙관적으로 바뀌었지만 실제 회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권 상무는 "경기와 관련해서는재고/출하 지표를 중시하는데 출하 쪽에서는 개선 기미가 없는 반면 재고는 오히려 누적되는 등 악화되는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 속도에 비해 증시가 너무 빨리 올랐다는 점도 부담이다. 증시는 지난해 8월 720에서 현재 970 가까이로 170포인트 가량 올랐다. 반면 내수 회복은 이제 막 회복되는 신호가 나타나는 정도다.
권 상무는 아울러 "기업 이익도 올해는 정체거나 환율 움직임에 따라 오히려 줄어드는 마이너스 서프라이즈(충격)가 있을 수 있다"며 마냥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권 상무는 "한국 주식이 절대적으로 싸고 지금 유입되는 자금은 과거와 달리 장기적이고 안정적이라는데 동의하지만 증시가 쭉쭉 뻗어올라갈 것이라든가 사놓고 기다리면 모두 상승의 기쁨을 안겨줄 것이라는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권 상무는 올해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되면서 밸류에이션이 과도하지 않은 종목 위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관점에서 은행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은행업종은 올해 이익이 확실하게 늘어나는 거의 유일한 업종이기 때문이다. 은행주 중에서도 주가가 이미 이익 증가를 반영하고 있는 종목보다 어닝 서프라이즈가 있을 수 있는 종목을 주목하라고 밝혔다.
이익과 밸류에이션만이 평가 잣대
그 다음으로는 배당주에 주목하고 있다. 권 상무는 "올들어 금리가 급등하면서 배당주 매력이 지난해에 비해서는 떨어질 것이고 배당주도 많이 올라 현재는 배당수익률 6~7%를 맞추기도 어렵지만 그래도 배당주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과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외에 기술 수준이 높은 핵심 부품주와 경기에 상관 없이 이익을 내면서 밸류에이션이 싼 종목을 선호하고 있다. 기술 수준이 높은 종목, 이익이 안정적인 저평가주는 상대적으로 하락 리스크가 낮기 때문이다.
권 상무는 "경기가 시장 기대만큼 회복되면서 주가가 견고한 상승 기조를 이어갈 수도 있지만 반대로 경기가 생각만큼 돌아서지 않았을 경우 하락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 지수대에서는 상승 리스크와 함께 하락 리스크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이다.
시장 심리가 점점 낙관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뒤늦게 부화뇌동하는 것은 경계하라는 조언이다. 이 때문에 권 상무는 마켓 타이밍, 시장 심리에 휩쓸려가는 부화뇌동을 버리고 꾸준히 일정액씩 분할 매수 관점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혔다.깨지는 증시 징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