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국민연금의 비극적 운명③

[광화문]국민연금의 비극적 운명③

유승호 부장
2005.02.24 08:13

[광화문]국민연금의 비극적 운명③

겨울에 대비해 여름에 쉬지 않고 일하는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의 주인공 개미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당장 먹고살기 힘들어 허리띠를 졸라매다매다 ‘개미허리’가 됐고 오죽 먹고살기 힘들었으면 새끼번식률이 숲속 동물 가운데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러다가 개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비극적 운명

이솝 우화를 맹신하는 여왕개미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이번 겨울도 아니고 10번째 혹은 20번째후쯤 맞을 겨울에 대비해 거두어들인 곡식들을 창고에 쌓아두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다. 당장 내년 봄을 위해 논밭에 뿌릴 것도 부족한데, 쌓아둔 곡식들이 썩을 위험이 크다며 해외로 꿔주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라고 한다.

쌓아둔 곡식의 일부는 베짱이에게도 나눠줄 예정인데, 개미들이 정말 참기 힘든 것은 여왕개미들 자기네 식량은 다른 창고에 따로 쌓아 관리한다.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솝 우화를 ‘이솝 괴담’으로 변질시킨 장본인은 바로 국민연금이다. 내수경기 침체, 청년실업률 심화, 출산율 세계최저 수준인 눈앞 현실은 아랑곳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벌써 130조원을 쌓은데 이어 1700조원이상 쌓을 작정이라고 한다.

1700조원이 쌓이기 전에 연못속의 고래가 커가며 말라죽고 연못도 썩게되는 ‘고래 효과’로 인해 우리나라 자본시장에 재앙이 올 것이란 경고도 지난번 '광화문' 칼럼을 통해 지적한 바 있다.

지난 칼럼 댓글에 ‘산업발전장애요소’란 필명의 독자는 국민연금이 경제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중소기업들에게 국민연금은 큰 부담이 되는 사실상 준조세이며 심지어 기업 사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개인이나 기업이 각자 미래를 위해 투자재원으로 활용해야할 자금을 국민연금으로 강제 갹출당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국민연금 문제는 지금 풀지 않으면 갈수록 풀 수 없게 돼 있다. 국민연금을 주로 부담하고 있는 30~50대가 10년~20년후 노인이 돼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게된다. 인구구조상 그들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계속 의사결정권을 갖고 가기 때문이다.

우선 국민연금이 고래처럼 커지지 않도록 해야한다. 영국의 경우 기업연금에 가입하는 경우 그 부분 만큼 국민연금 납입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12월부터 기업연금제도를 본격 도입한 것을 계기로 국민연금을 기업연금으로 분산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아예 국민연금을 주인들에게 돌려주는 것도 검토해봐야 한다. 한꺼번에 돌려주려면 자본시장에 대혼란이 일어날테고 몇 년에 걸쳐서 개인연금으로 이전해주든지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돌려줄 방법이 있을 것이다.

노인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사회복지 자금이 필요하면 솔직하게 사회복지세를 신설해 거둬라. 공무원 등 특정집단을 제외하지 말고 공평하게 해야한다. 가입자들에게 마치 자기 노후만을 준비하는 개인연금인 것처럼 호도해가며 사회복지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떳떳하지 못하다.

법 만든 공무원, 위헌여부 판가름 해줄 판사도 납부자가 아니다. 국민연금의 비극적 운명은 여기서 시작됐고 이 때문에 끝나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의 비극적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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