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경제 '1000-1000' 시대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그 징후는 여러 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첫째, 경기실사지수(BSI) 등 심리지표가 기준점(100)을 넘어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둘째, 가파른 원화강세에도 불구하고 생산과 수출의 증가세가 탄탄하다. 세째, 소비에 회복조짐이 보인다. 용산전자상가, 할인점 등의 활기가 남다르다. 네째, 기업들이 예년보다 공격적으로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다섯째, 증시가 술렁이고 있다. 여섯째, 벤처들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일곱째, 심각한 가계부채 문제가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여덟째, 500조원의 부동자금이 투자와 소비의 저변을 팽팽하게 떠받치고 있다. 아홉째,정치권의 경제 발목잡기가 줄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한층 부드러워졌다. 열번째, 강성 노조가 힘과 명분을 많이 잃었다.
이 정도면 경기회복을 믿어도 될 것 같다. 아직 장담할 수 없다는 회의론과 신중론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 경기는 분명 살아나고 있다. 그러면 경기는 얼마나 살아날 것인가. 네가지 유형을 그려볼 수 있다.
첫째, 잠깐 뜸을 들이다 마는 식이다. 지금의 회복세는 그야말로 아랫목 일부에 국한된 것이다. 나머지는 조짐이고, 심리이고, 분위기다. 이런 조심스런 국면에 무엇이든 악재가 불거지면 훈풍은 한자락 바람으로 스치고 만다. 둘째는 소폭의 단기반등이다. 글로벌 개방경제 시대에 국내외 시장이 긴밀하게 연동하면서 경기순환의 사이클은 빨라지고 그 폭은 얇아졌다. 이번 파장도 주기적인 반등 수준에서 끝날 수 있다. 세째, 허망한'거품성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이다. 넷째, 경기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오래동안 지속되는 경우다. 바로 우리가 가장 원하는 모습이다.
이번 경기회복세가 위의 네가지 유형중 어느 쪽이 될 지, 그 확률은 각각 4분의1 씩이라고 본다. 그냥 사그러들 확률과 단기반등에 그칠 확률, 거품이 될 확률, 대세상승세로 이어질 확률이 똑같이 4분의1씩이라는 것이다. 경기회복의 근거와 신호로 꼽은 10가지도 잘 따져보면 경제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 심리적인 것과 순환적인 것이 비슷하게 섞여 있고 이를 모두 뛰어넘을 수 있는 씨앗을 품은 것도 있다. 우리가 이번 경기회복의 불씨를 소중하게 다뤄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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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대세상승의 확률이 4분의1이라면 사실 대단한 것이다. 그 가능성은 증시에서 엿볼 수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은 과거 세번의 경우는 예외없이 거대한 '거품잔치'였다. 하지만 이번은 감이 다르다. 증시에 아직 우려할 만한 거품 징후는 없다. 특히 이번에는 '환율변수'가 거품의 '천적'으로 맞서 있다. 주가가 과거처럼 1000포인트를 찍자마자 다시 미끄러지지 않으려면 달러당 1000원대로 떨어진 '원고'의 도전과 시련을 극복해야 한다. 그것이 '1000-1000'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경제과제다.
주가는 지수 1000을 '제2의 출발점'으로 삼으려 하고, 원-달러 환율은 1000원대를 깨고 내려가려 하는 상충된 힘을 관리해내는 역량이 경제의 대세상승을 이끌어내는 핵심 조건이다. 잘하면 그것은 거품을 잠재우고 경제 기반을 다지면서 상승하는 힘이 되고, 잘못하면 경제를 망치는 뇌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