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총리 인선 '약점의 경쟁'

[기자수첩]부총리 인선 '약점의 경쟁'

박재범 기자
2005.03.15 10:12

[기자수첩]부총리 인선 '약점의 경쟁'

경제부총리 인선이 끝났다. 이변은 없었다. 과거의 기록을 검증하는 데 무게가 실렸으니 충분히 예견된 바다. 4명의 후보가 등장한 1주일의 레이스가 갈수록 흥미를 잃게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무엇보다 '승자'가 없다는 데서 갑갑함이 밀려온다. 물론 4명의 후보군중 1명이 부총리가 됐다. 표면상 우승자도 있고 탈락자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승자는 없고 모두 패자일 뿐이란 생각에 씁쓸함이 더하다.

패자들은 경기 도중 '검증'이란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면서 만신창이가 됐다. 갈수록 높아지는 '도덕적 잣대'는 검증의 날을 더욱 날카롭게 했다.

높아진 도덕적 기준을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만큼 청렴한 사회로 가고 있다"는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의 말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지난 1주일을 돌이켜볼 때 우리 모두가 '도덕적'이었는지 의심이 든다. 취재수첩을 열었을 때 여러 후보들의 약점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왔다.

정작 30여년간 공직생활을 해 온 그들의 강점은 뒤로 밀리곤 했다. 취재 과정에서 "누구는 어떴습니까"라고 물으면 돌아오는 답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부동산 문제 등을 은근히 흘리는 경우도 적잖았다.

이런 검증은 결국 강점의 경쟁이 아닌 약점의 경쟁으로 이어졌다. 이헌재 전 부총리가 지적한, '평균적 해결'의 결과일 수 있다.

한덕수 신임 부총리는 약점의 경쟁에서 이겼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능력이 평가절하됐다. 이는 태생적 한계가 돼 그의 발목을 잡을 것 같다.

고위공직자의 도덕성과 청렴성을 검증하는 것은 '기본'이다. 다만 그 '기본'에 매달리느라 그들의 능력을 정확히 살피지 못하고 미래의 포부를 검증하지 못하는 것은 또 다른 직무유기다.

앞으로라도 과거뿐 아닌 미래도 검증하고 '누가 더 잘 할지'를 검증의 중심에 놓자. 그래야 경제수장의 '경제관'이 그의 '단점'보다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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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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