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1000 회복을 위한 3가지 조건
증시가 외국인 함정에 빠져 있다. 외국인이 14일 연속 주식을 내다팔면서 비상하고 싶은 주가의 날개가 일시적으로 꺾였다. 미국 FOMC에서 금리를 얼마나 올릴 지와 금리인상 후의 투자자 반응이 어떨지를 확인하고 보자는 신중론도 주가 상승의 꿈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 사겠다’는 국내 기관의 대기매수세가 만만치 않아 지수가 떨어져봐야 950선이라는 데는 믿음이 강하지만, 외국인 함정을 뚫고 오를 만큼의 모멘텀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동안 투자자들의 갑갑증도 함께 강해지고 있다.
종합주가 7일 만에 소폭 상승..거래대금은 이틀연속 4조원 밑돌아
2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14포인트(0.12%) 오른 980.41에 마감됐다. 980선을 회복한 것은 다행이지만, 6일 동안 43.52포인트(4.3%) 떨어진 뒤에 나온 반등으로서는 미약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장중에 986.15까지 오른 것도 지키지 못했다.
코스닥종합지수는 2.74포인트(0.59%) 떨어진 460.68에 마감돼 460선을 위협했다. 4일 동안 22.98포인트(4.8%) 하락했고, 60일 이동평균(457.13)마저 얼마 남지 않아 추가 조정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거래가 부진한 것도 좋지 않은 사인이다.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을 합한 거래대금은 3조7102억원으로 이틀 연속 4조원을 밑돌았다. 거래소 거래대금은 2조3084억원으로 지난 2월3일(2조3063억원) 이후 50일만에 가장 적었다.
이윤학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종합주가지수 그래프에서 단기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뒤에 거래대금이 준다는 것은 좋지 않은 사인”이라며 “국내 기관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주가수준(밸류에이션)에 부담이 있어 당분간 기간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14일째 순매도, 기관은 5일째 순매수..외국인 주도는 끝났다?
외국인은 이날 3753억원어치 사고 4946억원어치 팔아 1193억원 순매도였다. 지난 3일부터 14일 동안 1조4014억원 순매도했다. 이는 작년 11월22일부터 12월14일까지 17일 동안 1조9512억원 순매도한 뒤 가장 긴 기간 동안 가장 많이 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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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외국인은 매수와 매도 규모가 3월의 하루평균(매수 6700억원, 매도 7784억원)보다 훨씬 줄어들었다. 한 외국계 증권사 지점장은 “외국인이 대만의 MSCI지수 비율조정과 이머징마켓 조정 등으로 한국에서 매수를 줄이고 있다”며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새로운 자금을 투입해 적극적으로 사기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기관은 외국인이 파는 동안 9134억원어치 순매수해 증시를 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부터 5일 동안 6686억원어치 순매수해 지수 1000 아래에선 주식을 사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은 “올해부터 한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시대는 끝났다”고 밝혔다. “지수가 1000을 넘어가면 외국인은 차익실현에 나서 매도우위를 보일 것이나 국내 개인과 기관의 주식매수가 늘어 외국인 매물을 소화하면서 주가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4월초까지는 970~1000선에서 등락한 뒤 4월 중순 이후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1050~110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5월부터 2개월 정도는 다시 조정국면에 들어간 뒤 수출과 내수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3/4분기 중반부터 강하게 상승해 사상 최고치(1138)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수 1000 회복을 위한 3가지 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은 종합주가가 다시 1000 위로 올라가려면 3가지 요소가 충족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첫째 IT경기의 회복이다. 이날 대만 등에서 LCD 수요가 늘고 있다는 소식으로LG필립스LCD가 1500원(3.65%) 오른 4만2600원에 마감됐다. 이 소식으로하이닉스반도체(1.90%)와삼성전자(0.81%)가 상승해 980선을 회복하는데 기여했다. 김 대표는 “이 소식만으로 IT 경기가 회복된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며 “IT경기가 회복되는 사인이 보이면 지수 1000 회복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독도, 동해 그리고 희소성
둘째 국내 기관의 본격적인 주식 매수여부다. 기관은 올들어 전반적으로는 매도우위다. 적립식펀드와 변액보험 등으로 유입된 자금으로 매수한 것을 제외할 때는 상당히 팔았다. 하지만 향후 증시를 좋지 않게 보고 팔았다기보다 3월 결산을 앞두고 이익을 실현한 측면이 강하다. 김 대표는 “보험과 은행 및 연기금 등 기관들이 결산이후 사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수 950선에서는 기관 매수가 강하게 나올 것이어서 그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15년만에 밤일은 처음입니다"
셋째 외국인 매도 강도다. 김 대표는 “대만의 MSCI지수 비율조정이 이뤄지는 5월말까지 2개월 이상 남아 있다”며 “비율 조정으로 외국인의 한국 비중이 1~2%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외국인 매도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분간 외국인 매물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지수 965 지켜야 낙관론 유지
이제 우량주 매수를 고려해보자
김영익 실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IT주식과 현대차를 포함한 자동차 및 POSCO 등 우량주식을 지금 사두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원/달러환율 하락으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증가가 모두 떠안아 수출증가율이 6~7월부터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또 “오는 29일 발표되는 3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도소매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하반기 중에 소비가 2분기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내수 회복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도박꾼의 오류'에서 벗어나라
함춘승 씨티그룹증권 사장은 “증시가 최근에 조정 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주식 외에는 대체할 투자수단이 별로 없다”며 “종합주가 1000시대에서는 목표수익률을 연15% 정도로 낮춰잡고 우량주를 사두면 정기예금 금리에 10%P를 더한 정도의 수익을 내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