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외인,언제,얼마나 더 팔까"
“외국인에게 또 한방 맞았다!”
외국인이 100여일 만에 가장 많은 2300억 원어치를 순매도해 지수가 급락한 24일, 펀드매니저들은 서둘러 주식을 팔아 손실을 최소화하기에 바빴다. “외국인이 하루에 1000억원 정도 팔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믿음은 ‘2300억원 순매도’에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앞으로 계속 하루에 2000억 원 이상 순매도하면 종합주가지수 900선도 위험하다”(한 투자자문회사 사장)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에 맞는 종합주가지수 1000시대는 외국인이 팔아도 국내 기관이 이끌어 갈 것”이라는 ‘한국 증시 독립선언’은 아직 현실화되기엔 멀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안타까움이 짙은 하루였다.
외국인의 16일 동안 1.7조 순매도..“Sell Korea, 무섭다!”
24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0.48포인트(1.08%) 떨어진 956.33에 마감됐다. 이틀 동안 24.08포인트 떨어지며 지난 2월11일(947.23) 이후 40여일 만에 가장 낮았다. 코스닥종합지수도 3.56포인트(0.79%) 하락한 449.35에 거래를 마쳐 지난 1월18일(449.02) 이후 처음으로 450선을 밑돌았다.
이날 주가 급락은 외국인의 대량매도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기 때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7100억원치 팔고 4802억원 사는 데 그쳐 229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에따라 지난 3일 이후 16일 동안 순매도한 규모는 1조7310억원에 달했다. 작년 11월22일부터 12월14일까지 17일 동안 1조9512억원 순매도한 것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날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12월 13일(2625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또 3월중 하루평균 순매도 규모(909억원)보다도 2.5배나 많았다. 특히 이날 매수 규모는 3월중 하루 평균 매수금액(6431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반면, 매도 금액은 평균 매도금액(7340억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또 2조3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던 1~2월중 하루평균 매수금액(6220억원)과 매도금액(5605억원)과 비교할 때 매수는 급감한 반면 매도는 크게 늘었다. 외국인이 교체매매를 넘어서 ‘Sell Korea'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대목이다.
외국인 순매도 종목, 대형우량주에 집중돼 있는 것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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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이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골고루 집중돼 있어 불안은 더욱 크다. 현대차(427억원) 한국전력(209억원) 하이닉스(176억원) POSCO(160억원) 삼성전자(138억원) 신한지주(133억원) 기아차(131억원) 국민은행(119억원) 등 상위 9개 종목 순매도 규모가 100억원을 넘었다. 또 한진해운(94억원) 현대중공업(87억원) SK텔레콤(70억원) 하나은행(57억원) S-Oil(47억원) 등도 순매도했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이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대량 순매도한 것은 일부 헤지펀드들이 청산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외인 16일 연속 순매도, 뭘 사고 뭘 팔았나
외인 매도 공격에서 빗겨나 있는 내수 우량주는 훨훨..IT주도 상대적 강세
하지만 이날 내수 우량주는 강세를 나타냈다. 롯데칠성이 1만4000원(1.42%) 오른 99만9000원에 마감돼 다시 100만원 도전에 나섰다. 롯데제과(+2.08%, 68만7000원)와 태광산업(+0.63%, 64만3000원), 남양유업(+3.19%, 50만1000원)과 농심(+1.23%, 28만8500원) 등이 강세였다.
또 그동안 소외됐던 IT주도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삼성전자는 4500원(0.90%) 오른 50만3000원에 마감돼 50만원을 회복하며 지수 하락폭을 줄였다. 최근 들어 소폭이나마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LCD의 수요에 힘입어 LG필립스LCD도 2.44% 오른 4만4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4월 중순까지는 속편하게 쉬자
일부에서는 ‘작년 4월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이 대량매도할 때 프로그램에서 매물을 받아준 뒤 외국인 매물이 일단락된 뒤 프로그램 매도가 쏟아져 주가가 2단계에 걸쳐 급락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다.
한 투자자문회사 사장은 “작년 4월에는 ‘원자바오 쇼크’가 외국인의 대량매물을 초래했지만, 이번에는 미국의 빠른 금리인상 전망이 외국인 매물을 유발하고 있다는 점만 빼놓고는 비슷하다”고 지적했다."작년 4월의 악몽이 되살아나나?"
다른 투자자문회사 사장도 “그린스펀 FRB의장이 미국의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 것은 금리를 더욱 올리고 금융도 긴축하겠다는 강한 시사”라며 “미국 금리가 올라갈 경우 그동안 약세였던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국제투자자금이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에서 미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 들어 한국의 주가와 원화가 가장 많이 올라 차익욕구가 많은데다 대만의 MSCI비율 조정이 겹쳐 의외로 외국인 매물이 많을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외인 매도 점증 속 외국인 비관론도 높아져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외국인의 대량매도로 지수가 급락했지만 950선 아래로는 많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자산재배분이 일어나고 있는 과정에 있어 4월 중순까지는 주가가 오르기도 어려운 만큼 그때까지 기간조정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조정 어디까지 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