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북핵 리스크까지..시계 제로
5월의 조정기가 하반기를 대비한 매수의 기회라는 주장도 있지만 지금 주식 매매는 별 의미가 없다며 신중하게 관망하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도무지 시장에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는 의견이다.
전날(2일)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이 1조3537억원에 그쳤다. 이런 적은 거래대금으로 주가가 반등했다한들 큰 기대를 갖기는 어렵다. 저조한 거래대금이 "지금은 주식 투자와 관련해 어떤 판단을 내리지도 못하겠다"는 투자자의 심리를 대변하고 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기본적으로 기업 실적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수출 관련 대기업들을 방문해보면 환율 때문에 생각 이상으로 고전하고 있다. 대기업들조차 환율로 인해 실적에 자신감이 없는데 투자자들이 믿고 주식을 사기는 어렵다."
이 대표는 올 하반기에 상황이 개선돼 주가가 상승 반전할 것이란 낙관론에 대해서도 "근거가 없는 전망"이라고 잘라 말했다. "올 2분기조차도 개선의 조점이 없으니까 습관적으로 올 하반기라고 말하는 것일 뿐이다. 하반기에 글로벌 경제나 기업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할 근거가 별로 없다. 하반기에도 예상보다 상황이 좋지 못하면 다시 내년을 얘기할 것이다."
이 대표는 "미국 상장기업들의 내년 이익 증가율이 제로(0)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 경제가 좋지 않다는 얘기"라며 "미국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경제만 괜찮으리란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핵 리스크까지 과거와 달리 심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6월 위기설 등의 '설'들이 과거처럼 단순한 일회성 루머로 지나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북한은 핵 억지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미국은 북한이 핵 개발 후 발사 능력까지 갖추는 것은 두고 보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현재로선 타협의 가능성이 극히 미미해 보인다.
주식 투자에서 정치적인 요인이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동안은 주가가 강세를 보이기가 어렵다. 최근 모임에 가면 어김없이 나오는 화제가 '6월 위기설'이다. 북핵과 관련한 위기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우려가 높다.
독자들의 PICK!
또 다른 투신사의 주식운용본부장 역시 요즘 장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뜸 "북핵 문제가 예전하고 다른 것 같아 조심하고 있다"는 대답을 했다. "경제 상황도 예상했던 것보다 안 좋은 것 같지만 북핵과 관련된 당사자들이 다들 고집스러워 해결이 된다 해도 그 과정이 오래 걸릴 수 있고 그 중에 소음(Noise)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북핵 리스크라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불확실성과 불안감만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상당한 부담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거래대금 1조3000억원 수준이면 바닥 수준인데 이런 거래대금에서 지금 주가는 별 의미가 없다"며 "반등이 나와도 다시 한번 꺾여서 레벨 다운될 만한 리스크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또 "시계가 너무 불투명해 어떤 종목을 사면 확실히 수익을 얻겠다는 믿음이 생기지 않는데 쉽게 손이 나가겠느냐"며 "게다가 더 싸게 살 기회도 있는 것 같아 단기적으로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불안감은 커졌지만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이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다. '팔자'가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은 여전히 하반기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주식을 끌어안은 채 상황을 지켜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올 3월 이후에 제기된 악재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상승 잠재력은 제한적이라고 보지만 주식을 팔기보다는 하반기를 기대하고 주식 비중을 늘려 나가라"고 권고했다.
이유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실제치에 비해 너무 높아 증시가 조정을 받았지만 실제 경제지표의 방향성 자체가 회복세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의 금리 인상도 하반기에는 종반부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 수급도 5월이 지나면서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수출기업들이 원화 강세 초입에는 가격을 올리지 못하지만 원화 강세가 추세화되면 부담을 수출가격에 전가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환율로 인한 실적 타격도 2분기부터는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분명한 사실은 현재 상황은 경제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나 불확실성이 너무 높고 하반기에 대한 전망도 "그럴 것"이란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상승 반전의 시기를 가늠하지 말고 신중한 태도로 저평가된 좋은 주식을 찾아내 선별, 분산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는 의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