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필요한 곳에 필요한 물량 공급해야

국민임대주택이 필요한 지역에 필요한 물량만큼 공급되지 못함에 따라 입주희망자가 적은 도시외곽이나 지방의 경우 미임대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도권에서만 전체 입주물량의 15%인 1915가구가 미임대됐다.
이처럼 수급불일치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국민임대주택이 필요한 지역에 건설되는 것이 아니라 지을 수 있는 곳에만 건설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우선 국민임대주택 공급이 정확한 수요분석 없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334만가구)에서 1인가구 및 농촌가구를 제외한 150만가구를 임대주택 수혜대상으로 분류하고, 민간부문에서 50만가구 국민임대주택을 통해 100만가구(수도권 48만8000가구, 지방 51만2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에 몇 가구를 공급해야 하는지 등의 세부계획 없이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둘째 수요가 있는 곳에서는 택지확보가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저소득층의 생활근거지인 도심에서는 활용할 수 있는 택지가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서울에 거주하는 서민들이 생활권을 벗어난 수도권으로 옮겨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결국 입주를 포기하는 수요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셋째 국민임대주택 공급주체의 적극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재원부족, 관리부담, 주민반대 등을 이유로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공사가 대부분의 물량을 책임지다보니 수요를 생각하기보다는 공급이 가능하고 쉬운 곳에서만 주택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급기간과 물량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공급 목표량이 수요여건과 공급능력에 맞게 배분되면 필요한 지역에 필요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임대주택 공급을 대규모의 신규공급에만 의존하지 말고 도심의 기존주택이나 재개발을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주택은 필요한 곳에 필요한만큼 공급돼야 한다'는 당연하고도 기본적인 명제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 각 주체들이 주택의 양적 공급에 매달리지 말고 질적 측면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