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시장형 공적신용보증제도 절실

[기고]시장형 공적신용보증제도 절실

한상일 한국기술교육대 산업경영학과 교수
2005.07.13 08:04

[기고]시장형 공적신용보증제도 절실

외환위기 이후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중소기업의 30%정도가 영업이익이 금융비용보다 작은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완화하고 성장 잠재력을높이기 위해 정부가 신용보증을 확대한 결과 신용보증규모가 외환위기 전에 비해 3배 정도 증가했다. 보증 총량이 커지는데 비례하여 일부 기업가의 횡령이나 한계기업이 퇴출되지 않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경제 시스템이 저성장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향후 혁신형 기업의 생산성 제고에 의한 성장이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혁신형 기업들은 소규모의 다양한 중소기업군에서 대두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의 일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의 필요성이 높다.

정부는 최근 중소기업 경쟁력 종합대책 및 중소기업 금융지원체계 개편방안을 망라하여 제시했다. 금융지원에서 투융자방식 및 보증에 있어 자기부담을 강화하고 중소기업 CB를 설립하여 정보 비대칭성을 완화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그동안 보증 수수료가 1~2%에서 부과됨으로써 신용도에 따른 차별화가 미약하다는 문제인식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순 가격조정을 통한 자기부담의 강화는 오히려 역선택을 조장하고 중소기업의 신용경색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분담에 대한 보다 정교한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신용보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적 보증제도에 보험가격 산정방식이나 은행 대출금리 결정방식과 같은 시장원리가 일부 도입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시장원리란 보증 수수료 및 보증량을 결정함에 있어 위험에 대해 평가한 적정가치가 가격에 반영되고 자본시장을 통해서 위험이 거래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위험이 반영된 가격을 통해 보증이 관리되기 위해서는 해당 수수료에 예상할 수 있는 평균적 손실은 물론 예상치 못한 확률적 손실 및 관리비용 등도 같이 반영돼야한다. 그러나 현재 수준의 수수료는 기대손실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보증기간이 길어질수록 가격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위험이 거래되는 가장 대표적인 자본시장은 신용파생상품시장이다. 다수 기업에 대한 보증포트폴리오가 시장에서 거래되다가 부도 등 신용사건이 발생할때 사후청산 금액을 수수하는 특성을 띤다.

그러나 현재의 공적보증제도는 사전청산적인 성격이 강해 보증부 대출을 행하는 은행의 사후관리 유인이 약하다. 더욱이 공적보증기관이 가지고 있는 보증 포트폴리오는 유동성도 없어 보증에 대한 사후관리의 효율성이 시장 시스템을 통해 검증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 독일과 유사하게 특정 산업에 특화된 소규모 민간 보증은행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 이때 민간부분이 예상하는 손실에 대해 정부 또는 공적보증기관이 일정부분을 재보증 등을 통해 보조함으로서 시장실패를 보완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기업의 신용위험이 증권화로 유동화돼 보증은행, 공적보증기관, 상업은행 및 보험사는 물론 일반 투자자 및 해외기관까지도 공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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