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비쿼터스 리모컨을 만들자"

[기고] "유비쿼터스 리모컨을 만들자"

(주)르네코 대표이사 사장 주면호
2005.08.12 10:10

[기고] "유비쿼터스 리모컨을 만들자"

언제 어디서나 어떠한 단말기를 이용해서도 광대역 정보망에 접속해 자유롭게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세상이 열리려 하고 있다.

다가올 유비쿼터스 세상에는 길을 가다 거리의 전광판이나 광고판에서도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날씨나 주가 같은 규격화된 정보 뿐만 아니라 자신의 건강정보나 자질구레한 집안정보까지도 파악할 수가 있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지금도 PC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PC가 있는 곳까지 갈 필요도 없이 아무때나 손만 내밀면 되는 셈이다.

하지만 꿈과 현실의 거리는 아직 멀다. 필자는 홈네트워크 사업을 업을 삼고 있는 탓에 뜻하지 않게 최근 유비쿼터스를 알리는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나 별도의 시연장을 돌며 고객들과 직접 만나 다가올 세상의 편리함을 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나는 고객들은 대부분 40대 이상의 주부들로 자녀들의 손을 잡고 찾아 올 때가 많다. 때문에 딱딱한 기술 관련 설명을 피하고 새로운 주거 환경과 정보 네트워크 서비스의 효용성을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서 설명하려고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반응은 "너무 어렵다. 나는 핸드폰도 간신히 전화를 걸거나 받는 용도로만 사용하는데.." 정도다.

그러나 전달이 안된다고 설명을 멈출 수는 없다. 결국 다가올 유비쿼터스 세상의 최대의 수혜자가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고객과의 소통이 벽에 부딪칠 때마다 관련 서비스의 디자인 과정에서 간과된 부분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방안을 찾는 데 골몰하게 됐다.

그 결과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유용한 개발상의 컨셉을 찾아냈다. 그것은 "유비쿼터스 리모컨을 만들자"라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리모컨은 물리적인 리모컨이 아니다. 과거 TV 리모컨이 처음 등장하던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보자. 당시는 누구도 TV를 구입하면 부록처럼 딸려오는 리모컨의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리모컨이 없으면 직접 TV에 달린 버튼을 눌러도 작동이 된다는 걸 알지만 리모컨을 찾기 위해 집안 곳곳을 뒤지는 일이 모두에게 친숙한 일상이 됐다. 리모컨은 이제 TV라는 정보 터미널을 이용하는 데 필수 장비가 됐으며, 심지어 칠순이 넘은 노인도 사용법을 알고 있는 생활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유비쿼터스 기술 개발자나 관련 기업들이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유비쿼터스는 누구나 정보를 도처에 있는 공기나 물처럼 쉽고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가능하게 할 기술이 아무리 복잡하고 어렵다 할 지라도, 최종적으로 그 서비스를 이용할 고객들의 입장에서 편하고 거부감 없이 수용할 수 있도록 친화력있는 인터페이스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것은 마치 TV 리모컨과 같아야 한다. 이용자가 인지하지도 못하는 새 모든 혜택을 누리도록 하면서도 그 편리함 때문에 한시도 없으면 안될 것 같은 환경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기술개발 과정에 이러한 고민이 녹아들 때 진정한 사용자 중심의 유비쿼터스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 전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의 유비쿼스트 산업의 승패도 바로 여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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