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개성공단에서 통일비즈니스를!

[기고]개성공단에서 통일비즈니스를!

임성훈 대통령 경제자문회의 수석전문위원
2005.08.26 10:32

최근 남북교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강산관광에 이어 백두산관광까지 항로와 육로를 열겠다는 의사를 북측이 보였다. 수도권 인근에는 북측이 제공된 공간에 개성공단이 건설 중이며 남한자본으로 북한의 지하자원을 개발하는 경제협력방안도 제시됐다. 이렇게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는 남북경협사업의 기세는 오히려 일시적 거품현상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갖게 된다.

그러나 남북협력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남북협력사업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필연적인 남북사회의 진화과정 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남북경제협력 현상은 자본주의의 본질적 관점에서 보면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의 “공간적 돌파구(spatial fix)"로 설명될 수 있다. 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형성된 잉여자본이 미처 사용되지 못해 감가가 일어난 상태에서 자본의 활용 효율성을 회복하기 위해 공간적인 확장이 시도된다는 것이다.

축적된 자금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남한경제는 심각한 경기침체에 놓여있다. 특히 자본이 산업자본화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현재 산업 내 생산결합방식으로는 투자자가 기대하는 투자효율성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돌파구가 필요한 것은 북한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2002년에 획기적으로 시장규제를 완화하는 “7/1 경제개혁조치”를 단행했다. 하지만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으며 이는 투자자본으로 연결이 되지 않아 당국자의 개혁의지가 무색하게 된 형편이다.

현 시점에서 남북한 경제는 모두 공간적 돌파구를 필요로 한다. 다만 경제발전단계가 달라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수준과 증상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북한 경제는 체제변경의 과도기에, 남한 경제는 체제심화의 과도기에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남북한 공동의 공간적 돌파구, 그것은 바로 남북협력 경제특구인 개성공단에서 접점이 된다.

현재 개성공단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개성공단에 어떤 업종을, 어떤 비즈니스를 먼저 진출시켜야 하는가에 대해 정부 당국자와 산업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으고 있다. 이때 주의할 사항은 단순히 국내수요 조사만으로 업종과 기업 선택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가급적 다양한 업종과 비즈니스 형태를 적용시켜보라는 것을 당부하고 싶다.

왜냐하면 개성공단은 향후 통일시대에서 표준이 되는 남북한 공통의 통일비즈니스 플랫폼을 찾고 완성하는데 훌륭한 기회 또한 제공하기 때문이다. 독일사례에서 보았듯이 급격한 흡수통일을 이룬 독일은 통일 후 막대한 통합비용을 치러야했다. 독일의 경우보다도 통일 전 남북한의 경제규모 차이는 더욱 크다. 지난 해 말 기준으로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 GNI)은 남한의 33분의 1 수준이며 1인당 국민소득도 16배나 작다. 준비되지 않는 갑작스런 통일은 통일 후 한반도 경제의 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기에 미리 남북한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해 놓는 것은 중요하다.

개성공단은 남북측의 경제위기를 돌파하는 공간적 조정장소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의미는 미래 통일시대의 표준 비즈니스모형을 찾는 남북한의 궁합장소인 것이다. 한반도가 진정 개성공단을 역사적, 민족적 기회로 맞이하기 위해선 통일기반으로 그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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