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바다'에서 '블루오션' 찾기..제2도약"

"진짜 '바다'에서 '블루오션' 찾기..제2도약"

대담=강호병금융부장, 정리=진상현기자, 사진=박문호기자
2005.08.26 12:18

[머투초대석]장병구 수협은행장

"모두가 다 백화점식 영업으로 갈 수는 없습니다. 와이셔츠와 남방만 파는 곳도 있고 신발만 파는 데도 있습니다. 우리는 수산업, 해양금융에서 강자가 되겠습니다."

수협은행은 `블루오션'과 여러모로 인연이 깊다. 수산 전문 은행으로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산업이 주된 시장이라는 점이 그렇고, 금융권 블루오션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히는 `교회대출'의 개척자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수협은행이 해양금융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모색하고 있다. 2001년 생사의 기로에서 공적자금 1조1581억원에 기대야만 했던 수협은행은 각고의 노력으로 4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고 사상 최대 순익을 잇따라 경신하며 수산업 전문은행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리고 이제 해양금융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 4년여 수협은행 부활을 이끌고 이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장병구 수협은행장(사진)을 만나 수협은행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두번째 임기가 5개월째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임기에 목표로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수협은행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세한 어민을 상대로 영업한 과거 이미지에서 과감히 탈피해 해양금융분야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하려고 합니다. 선박금융과 항만사업 투자금융에 전문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장기적으로는 해양관광과 해양관련 벤처 육성, 해양 신기술 개발기업 금융지원에까지 범위를 확대해 명실상부한 `바다관련 산업의 동반자'가 되려고 합니다. `작지만 강한 은행' `일류 해양수산 전문은행'이라는 수협은행의 비전을 이번 임기 내에 완성하고 싶습니다.

―수협은행이 해양금융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바다가 삶의 터전인 수협은행이 해양금융에 관심을 갖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합니다. 때마침 해양수산부도 `오션코리아(Ocean Korea) 21프로젝트'를 추진, 2011년까지 약 50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계획에 맞춰 인력을 육성하고 필요하면 해외은행과 제휴도 해서 해양강국 프로젝트의 금융파트너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2010년이 되면 수협은행의 해양금융부문과 수산금융부문의 자산규모가 비슷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체 자산규모도 현재 12조원 정도에서 18조~2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렇게 되면 수협은행은 말 그대로 `작지만 강한 은행' `바다의 해산물처럼 싱싱하고 건강한 은행'이 돼 있을 것입니다.

―해양금융사업과 관련해 진행된 내용이 있으면 소개해 주십시오.

▶지금까지 사회간접시설(SOC)인 항만분야에서 울산신항에 300억원,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에 250억원을 지원키로 했고 선박금융분야에서도 3개사에 총 2686만달러를 대출하기로 돼 있습니다. 이밖에 올해 안에 추진될 포항 영일신항만, 마산항, 평택항, 인천북항, 북항대교 건설에 프로젝트파이낸스가 제공되고 삼호해운 가스공사에 선박금융도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생존마저 위태롭던 수협은행이 단기간에 탄탄한 은행으로 탈바꿈한 원동력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특별한 전략을 떠나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능력을 발휘하고 해보자는 의욕을 갖게 하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위기의식을 가질 때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을 제시하는 것이 경영진이나 리더의 역할입니다. 부족하지만 직원들이 저를 믿고 열심히 일해준 것같습니다.

실제 숫자로 보면 수협은행의 실적은 상당합니다. 자산규모 등 거의 모든 분야가 2배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그것도 갑자기 늘어난 것이 아니라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직원들하고 소주 한잔 하면서 여러 번 한 얘기지만 직원들의 일하고자 하는 의욕을 방해만 안해도 최소한 합격한 CEO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특화돼 있어 상업은행으로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사실 처음에는 여러 가지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부서별로 업무브리핑을 받고 나니 뭘해야 경쟁력이 있고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다 있지만 어디 하나 이거다 잡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은행과 보험업이 명백히 분리돼 있던 당시에도 수협은 특별법에 따라 공제라는 형태로 보험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삼성화재나 삼성생명처럼 될 수 있는 기반이 있다. 직원 1500명 먹고 사는 것은 일도 아니다'하는 생각을 하고 힘을 냈던 일이 떠오릅니다.

결국 거대은행들의 틈바구니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특화된 경쟁력을 갖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수협은행은 `어촌과 바다'라는 전문분야가 있다는 점은 큰 힘입니다.

―금융권 블루오션의 대표사례로 꼽히는 교회대출시장을 개척하셨는데요.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교회대출은 신성한 종교를 비즈니스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이나 담보를 잡더라도 담보물을 경매에 부치기 어렵다는 점 등 조심스러운 점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이런 점들 때문에 당시 금융기관들은 교회나 학교대출을 잘하지 않았습니다. 제2금융권이나 비제도권에서 대출을 해주는 사례가 있었지만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생각을 달리 해봤습니다. 교회당이나 학교를 담보로 생각해서 못갚으면 담보로 회수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최종 담보는 있지만 담보를 처리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유동성만으로 해결을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일정 신도수 이상인 교회는 헌금 등을 통해 민간기업보다도 더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9% 정도의 금리를 교회대출을 했는데 이는 신용대출보다는 크게 낮지만 당시 약 6.5%선이던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보다는 훨씬 높은 것이었습니다.

수협의 교회대출 규모는 2001년 29억원에서 2002년 2305억원, 2003년 5450억원, 2004년 7672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올해 7월말 기준으로 9380억원에 달하는 대출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연체율은 0.17%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교회대출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며 이를 벤치마킹하려는 시중은행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습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영업경쟁에 제동이 걸리면서 은행들이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새로운 블루오션시장으로 생각하는 게 있으신지요.

▶얼마든지 새로운 게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영업에 대한 금융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여지가 있습니다. 실제 금융기관들의 자영업자 신용평가모델은 불완전합니다. 그런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상품을 개발해서 앞장서서 시행하면 돈도 벌고 우리 사회에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B나 사모투자전문회사(PEF) 투자은행(IB) 등의 분야보다도 오히려 기회가 더 많을 수 있습니다.

수협은행이 추구하는 `해양금융분야 특화전략'도 아직까지 관심이 적은 분야라는 점, 경합이 적다는 점에서 또다른 블루오션이 될 수 있습니다. 해양금융을 교회대출과 같은 성공한 틈새전략으로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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