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어떤 주식을 사야 마음이 편안할까?

[기고]어떤 주식을 사야 마음이 편안할까?

박병룡 파라다이스 전무(CFO)
2005.09.05 12:25

기업설명회(IR)를 위해 뉴욕에 갔을 때의 일이다. "회사 관계자와 투자자의 입장은 주식을 사는 순간 180도 달라진다"는 요지의 말을 하면서 상당히 고심하던 표정을 짓던 한 펀드매니저를 만났다.

투자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과는 달리 펀드매니저들은 매수한 주식이 수익을 내줄 것인지, 혹은 모르고 있던 부정적 뉴스(물론 세상이 다 아는데 자기만 모르고 있던 경우는 더 심각하다)가 튀어나오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는 투자규모가 큰 경우에는 밤에 잠을 못잘 정도로 신경이 쓰인다고 털어놨다.

나를 포함한 개인, 기관 등 많은 투자자들은 정도는 다르지만 투자후 겪게되는 심리적 갈등은 대동소이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상황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킬 수 있을까. 불가에서 진정한 행복은 무욕에서 온다고 했지만 증권사에 주식계좌를 개설하는 순간 마음은 탐욕으로 이글거리게 되는 것 같다. 오랜 시간 고민해도 뾰족한 답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나는 20여년간의 사회생활중 초기 10년은 외국계은행의 펀드매니저로 일했고, 나머지 10년은 기업 재무담당임원으로 재직했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어떤 주식을 사면 좋겠느냐'는 질문을 자주 듣게 된다. 그럴 때마다 웃으면서 '투자하고 나서 마음이 편한 종목을 고르라'고 조언해왔다.

그동안 경험했던 수많은 실패와 성공케이스를 바탕으로 밤에 편안히 잠들 수 있는 노하우 아닌 노하우를 두 개만 소개하고자 한다. 의외로 간단하고 많이 들어본 말일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행이 쉽지않다는 점은 확실하다. 첫째는 실적이 안정되어 있는, 검증된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적변동이 심한 종목은 피해야 한다. 둘째, 단기투자는 절대 금물이다. 안정된 실적이 보장된 회사는 단기적으로 승부할 필요가 전혀 없고 배당수익도 꽤 쏠쏠하다.

문제는 미래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데 기인한다. 최근 부동산버블, 금리인상 압력, 국제 유가급등 등 악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도 "이번 장세는 예전의 1000시절과는 전혀 다르다"면서 상당히 설득력 있는 장밋빛 전망이 쉴새없이 쏟아지고 있다. 최고점 돌파는 이미 시대적 사명이다.

템플턴 경은 투자자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말중 하나가 '이번에는 다르겠지' 하는 기대감이라고 했다. 이 격언이 꼭 맞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주식시장에 대한 우호적 시각이 나쁘다는 뜻은 더욱 아니다. 단지 이러한 상황에서도 과도한 욕심과 단기적 시각, 변동성이 큰 종목에 대한 투자를 경계하라는 것이다.

달라이라마의 '행복론'를 보면 '탐욕의 반대는 무욕이 아니라 만족'이라는 말이 있다. 돌이켜보면 실패한 투자에 대한 나의 태도는 항상 '투자=탐욕'공식이 거의 틀리지 않았다. 반면 성공한 투자에 대한 나의 태도에선 어김없이 '투자=만족'이었다. 투자에 대한 태도를 탐욕에 두지 말고 만족으로 변화시키고 위에 소개한 두 가지 노하우를 그대로 지킬 수 있다면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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