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의 마음을 흔든 책이 하나 있었다. 노벨평화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승려이자 평화운동가인 틱낫한 스님이 쓴 '상생'이 그것이다. 개인과 공동체가 조화롭게 성장하고 발전하면서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이 책의 감동이 가슴에서 잔잔히 퍼지는 사이, 불현듯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들도 상생의 미덕을 실천하는 날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21세기는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의 사회이다. 특히 앞으로는 창의적인 소프트웨어 중심의 경쟁이 주류를 이루게 되고 개별 기업이 복잡다단한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파트너십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상위 1천개 기업은 기업간 제휴를 통해 파트너십을 형성함으로써 2004년 한해동안 약 30%의 이익을 얻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무턱대고 다른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추구한다면 이는 상당히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 파트너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공식이 실현돼야만 한다.
우선 가치 창출 측면에서는 1+1=3이 되도록 하라는 것이다. 즉, 파트너십에 의해 창조된 가치는 각 파트너에 의해 창출되는 가치보다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기업 경영 측면에서는 1+1=1이 되도록 해야 한다. 파트너 관계에 있는 기업은 적어도 공동의 목표와 프로젝트에 관해서는 하나의 기업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력업체간 파트너십으로 정립된 서비스와 상품은 하나의 이미지로서 고객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점점 단축돼 가는 상품의 라이프 사이클로 인해 두 기업간 파트너십이 쉽게 와해될 뿐 아니라, 특정 기업과 형성된 파트너십이 무조건 성공을 담보하지는 못하는 형국이다. 결국 파트너십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미래 지향적인 '상생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대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파워와 기술 인프라를 필요에 따라 파트너 기업에게 적극적으로 개방하는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일례로 KTF는 모 중소협력업체에 KTF가 보유중인 중계기 감시장치 특허 사용을 허용했고 이를 통해 인도 시장에 중계기 감시장치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해외시장 공략의 노하우가 부족하고 기술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명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게 대기업이 판로를 개척해 주거나 동반 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장기적인 관점에서 파트너 기업의 경영활동을 지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파트너십 펀드를 조성, 이를 재원으로 협력업체에게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개발환경을 지원하는 일 등은 현실적으로 실효성이 크다. 나아가 대기업에 대한 납품 실적을 기준으로 대출을 제공하는 네트워크론 체결 대상 은행을 확대해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해 주는 것도 추진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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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 곁에는 와트슨 박사가 있고 NBA 최고의 포워드였던 칼 말론 옆에는 명가드 존 스탁턴이 있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상생의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가 인정하는 명콤비가 되어 글로벌 시장을 석권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