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름 한 방울은 피 한 방울"
국내 기름값이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 요즘, 기름 한 방울은 피 한 방울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고유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대변하듯 중고차 시장에서는 유지비가 저렴한 LPG차와 경, 소형차가 큰 인기를 얻고있고 자전거나 스쿠터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3배 많이 팔려나가고 있다.
또 전국 주유소의 판매가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인기몰이를 하며 기름값 절약 노하우를 알려주는 '짠돌이협회 절약연구소'와 같은 온라인 포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최근 국내 정유사들의 기름값 인상과 맞물려 서울 시내 주유소의 휘발유 값은 사상 처음으로 ℓ당 1600원을 돌파하며 주요 경제연구소들의 보고서는 계속되는 휘발유가격의 고공 행진으로 한국경제에 한동안 짙은 그늘이 드리워질 전망이라고 잇따라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총소비 가운데 산업부문의 소비 비중은 45.2%로 일본(37.6%)이나 경제협력기구(OECD)의 평균(29.9%)보다 높아 다른 선진국에 비해 유가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에 따라 제조원가 가운데 에너지 비용의 비중이 높은 제지, 섬유업 등은 채산성이 악화되고 유가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시키기 어려운 중소기업은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고유가는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인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140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고유가에 따른 무역업계의 영향'을 물어본 결과 수출기업 중 대부분(88%)이 유가 급등에 따라 수출 채산성 악화를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처럼 고유가는 수출은 물론 우리 경제 회복에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정부는 고유가와 관련해 석유 비축, 해외 에너지개발 투자, 에너지소비 구조 변화 등 중장기 대책 외에 별다른 단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국제유가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단이 없을 뿐 아니라 강제 에너지소비 억제책 등의 단기 대책은 국민 불편과 반발을 우려해 섣불리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승용차운행 제한, 할인점 및 찜질방 영업시간 제한, 가로등 점등 제한 등 강제적인 에너지절약 정책은 국민 불편에 비해 그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도 정부가 단기대책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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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정부의 대응이 너무 소극적이고 느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앞으로 수년 동안은 원유 수요의 증가세 지속과 정유시설 부족 등으로 고유가의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유가 급등의 원인이 중동 정세 등 대외적인 것에서 비롯되긴 하지만 정부는 급변하는 현실을 제때 반영해 느슨한 단기 대책보다는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으로 고유가 시대를 헤쳐나갈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최근 로드리고 디 라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한국경제가 회복의 길로 들어섰다고 직언한 바 있다. 회복의 길로 들어선 한국경제에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는 고유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방안을 시급히 마련하여 그간의 속앓이를 접었음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