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ISO 이사국 진출 일등공신 김혜원 기술표준원장

"우리나라 산업에서 표준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사국으로 선출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입니다. 표준은 특허 다음으로 시장 석권의 관건이 될 뿐만 아니라 표준화 작업에 지장이 있으면 기업들의 대외 무역활동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싱가폴에서 열린 제28차 국제표준화기구(ISO)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이사국으로 선출되도록 현지에서 득표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김혜원 기술표준원장(55)은 이사회 진출의 의미를 이렇게 평가했다.
지난 1992년, 1996년, 2002년에 이어 4번째로 이사국에 선출된 우리나라는 한편으로 김재옥 소비자시민의 모임 대표가 ISO의 3개 정책위 가운데 하나인 소비자정책위원회(COPOLCO) 의장에 선출돼 이번 총회에서의 소득이 어느때보다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 표준화 정책 결정에 우리 산업계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발언권과 영향력이 강화됐다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우리나라 표준 전문가들이 각종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기술위원회의 의장과 간사로 진출할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 것도 고무적입니다."
김 원장은 지난 3월 특허청 특허심판원 심판장에서 산업자원부 소속기관인 기술표준원의 원장으로 취임해 중앙부처 최초로 기술직 여성 1급 기관장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특허청 시절부터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그는 이화여고, 서울대 약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원자력연구소를 거쳐 지난 78년 특허청 '1호 여성 사무관'으로 특채되면서 공직사회에 발을 들여놓았다. 99년 최초 여성 부이사관 및 국장으로 승진했으며 2002년에는 최초 여성 이사관으로 승진하는 등 27년간 특허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화려한 경력을 안고 표준원장에 취임한 뒤 지난 6개월을 어떻게 보냈는지 물었다. "직원들과 조직 혁신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표준업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고조된 것, 그리고 방향설정이 옳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김 원장은 취임 이후 광공업 분야뿐 아니라 표준화가 취약한 서비스·복지 분야로 표준업무를 확대하고 특히 안전 분야에 대한 표준화를 강화하는데 힘써왔다. "표준의 중요성과 기술표준원을 알리는 홍보에도 공을 들이면서 조직의 인화 단결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고 그는 소개했다.
공직에서의 목표가 어느 정도인지 조심스레 물었다. "저는 표준원장 취임사에서 `연어가 알을 낳기 위해 물을 거슬러 올라왔다`고 했습니다. 외청인 특허청에서 산자부 소속기관의 기관장으로 발탁된 것을 비유한 것이지요. 어쨋든 알을 낳고 죽는 연어처럼 저는 표준원에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 외에는 현재 다른 목표는 없습니다."
여성 고위공직자로 성공한 비결에 대한 이야기도 부탁했다. "제가 사무관으로 공직에 몸담으면서 가졌던 첫 목표는 과장 승진이었습니다. 과장 승진 이후에는 기대 이상으로 일이 잘 풀리더군요.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15년 6개월 동안 휴가 한번 못가고 업무에 매달릴 만큼 너무 힘들었지만,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그 보답이 주어진다는 것을 몸으로 깨달았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