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2주간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최근 주가를 짓눌렀던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우려가 크게 줄어든 데다 유가가 하락한데 힘입은 것이다.
14일(현시시간)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는 1만287.34로 전일대비 0.69%(70.75포인트) 상승했다.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도 1186.57로 0.83%(9.73포인트) 올랐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0.86%(17.61포인트) 뛴 2064.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거래량은 뉴욕에서 21억8757만주, 나스닥에서 15억5500만주였다.
이날 주가의 힘은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비롯됐다. 당초 우려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여서다.
9월 CPI 변동률은 1.2%로 25년 여 만에 최고 많이 올랐다. 전문가들의 예상(0.9%)을 웃도는 것이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고유가 때문이다. 9월 들어 에너지 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인 12% 올랐다.
하지만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핵심물가는 전문가들의 전망(0.2%)보다 낮은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정책을 결정할 때 중시하는 핵심물가는 당초 우려 만큼 상승하지 않은 셈이다.
GE의 실적도 CPI 지수와 더불어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개장 전 GE는 3분기 순익이 주당 44센트 꼴인 47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주당 44센트)과 일치하는 것이다.
신용카드에서부터 제트기 엔진까지 제품의 수요가 늘어난 데 힘입어 순익이 늘었다고 GE는 설명했다. 매출은 전문가들의 예상(8%증가)보다 많은 9% 증가했다.
이피너티 이쿼티 리서치의 전무이사 존 휴거스는 "CPI 수치는 조금 놀랍지만 에너지와 식료를 제외한 수치로 볼 때 물가는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양호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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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판매 지표도 투심을 자극했다. 9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문가들의 예상(0.5%)에는 못 미쳤지만 전달 감소세(-1.9%)에서 0.2%로 상승 반전했다.
고유가에 판매량이 줄어든 자동차(-2.8%)를 제외하면 전문가들의 예상(0.8%)보다 높은 1.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고유가로 인한 영향을 제외하면 소매판매가 그럭저럭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사상 최고 수준으로 떨어진 기업 재고비율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8월 기업재고는 0.4%, 기업 판매는 0.4% 증가했다. 이로 인해 판매대비 재고 비율은 1.26개월 치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믿음을 나타내는 소비자 신뢰가 투심을 흔들었다.
이날 미 미시간 대학은 10월 소비자 신뢰지수(CPI)가 75.4로 전달(76.9)에 비해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2년 이후 13년 여 만에 최저치다. 미시간 대학의 당초 전망(80.0%)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소식에 장 중 한 때 주가 상승률은 거의 제로 수준까지 밀렸었다.
9월 산업생산이 23년 만에 가장 큰 폭(-1.3%)으로 줄어든 데다 설비가동률도 78.6으로 전달(79.8)보다 낮아졌다는 소식도 상승세에 부담이 됐다.
그러나 결국, 주가는 유가에 힘을 보태 상승폭을 키우며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 인도분은 전일 대비 배럴 당 45센트 떨어진 62.6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11월 인도분 휘발유 선물가격도 갤런 당 1.75달러로 0.70센트 내렸다.
에너지 수요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미 에너지부는 최근 4주간 휘발유 수요는 일 평균 2000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줄었다고 밝혔다.
소비자 신뢰가 하락한 영향으로 달러화의 가치는 떨어졌다. 이날 4시41분(미 현지시간) 엔/달러 환율은 달러 당 114.10엔으로 전일 대비 0.41엔(0.36%) 하락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도 유로 당 1.2082달러로 0.0056달러(0.47%) 상승하고 있다.
인플레 우려가 가시자 금융, 건설주 등 금리에 민감한 주식들이 대거 상승했다.
경기를 대변하는 GE의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GM은 물론 보잉과 캐터필라,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등도 동반 상승했다. 노조 측에 의료비 삭감을 통보한 GM도 뛰었다.
반면 포드자동차는 씨티그룹이 경쟁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투자등급을 매도로 낮추고, 목표가를 3~7달러 하향 조정하자 하락했다.
텍사스 인스투르먼트도 베어스턴도 2006년 성장 전망 악화를 이유로 투자등급을 낮춘 뒤 떨어졌다.
힐튼 호텔은 영국 힐튼그룹의 호텔 부문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아래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