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테인먼트 잘해야 비즈니스도…"

"이터테인먼트 잘해야 비즈니스도…"

박응식 기자
2005.11.07 12:34

[인터뷰]송희라 세계미식문화연구원장

"글로벌 비즈니스가 일상화된 시대에 처음부터 사업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바람직한 접근이 아닙니다. 골프나 와인 등 일상적인 주제를 화제로 삼으면 좋고 특히 요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 대화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이 국내 최초로 최고경영자(CEO) 등을 위해 개설한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과정의 주임교수를 맡고 있는 송희라 세계미식문화연구원장(38)의 말이다.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는 EAT(食)과 엔터테인먼트(樂)의 합성어로 인간 생활에 가장 기본적인 음식을 사람과 문화, 여행을 융합하여 고차원적인 이해와 즐거움을 준다는 뜻을 담고 있다.

지난 9월 29일부터 3개월 동안 국내 최고급 레스토랑과 호텔 등에서 이뤄지는 이 과정에는 현재 40명의 CEO들이 1기생으로 수강하고있다.

세계 각국의 테이블 매너, 조화와 균형을 갖춘 메뉴선택 방법, 다양한 음식의 문화역사적 배경,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 등 음식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로 강의 내용이 채워진다. 유명 호텔 주방장들이 직접 자신이 만든 음식을 내놓고 자세한 설명도 곁들인다. 이 과정을 통해 CEO로서 갖춰야 할 문화적 소양과 더불어 평론가적인 기질도 갖추게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CEO들에게 세계 최고의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3시간 수업을 위해 CEO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아마존닷컴 등에서 4∼5권의 외국서적을 구입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음식에 관한 이론적인 바탕과 식자재에 대한 지식을 전수하려면 기후, 영양학적 균형, 문화, 역사 등에 모두 해박해야 되기 때문이죠."

송 원장은 음식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국내 1호 요리평론가다. 프랑스 파리12대학에서 불문학으로 석사학위까지 받은 그는 한때 디자이너의 꿈을 안고 미국 뉴욕으로 유학해 파슨스 디자인스쿨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했다.

그후 1년 동안 일본에서 디자이너 생활을 하던 송 원장은 우연한 기회에 요리평론의 세계를 접하고 다시 프랑스 최고의 요리학교 '코르동 블루'에 입학했다. 요리, 제과·제빵, 포도주양조학 등 3개 전공을 동시에 공부하면서 전과정 최우수 평점으로 최고 영예인 그랑디플롬을 취득했다.

"일본에서 외식을 먹어보니까 우리나라 음식문화가 그들보다 한참 뒤쳐진 것을 알았습니다. 프랑스에서 유학 생활을 오랫동안 해서 요리를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아니다` 싶어 다시 프랑스 요리학교에 입학했죠".

송 원장은 음식을 단순히 미각적인 차원에서 평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시각과 후각, 청각 등 오감을 동원해서 평가한다. 그리고 음식문화가 그와 같은 경지에 이르러야 세계적인 음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 음식이 프랑스나 일본 요리에 비해 더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은 디자인, 서비스 등 맛 이외에 다른 부문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요리평론에 관해서는 선두주자라는 자부심이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음식문화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위해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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