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백광조 리얼텔레콤 사장

"'삐삐의 추억'을 기억하시나요?"
국내 유일의 삐삐사업자인 리얼텔레콤 백광조 사장(40). 그는 삐삐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휴대전화가 워낙 빠른 속도로 보급되다 보니 삐삐가 아예 없어졌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국내엔 아직도 4만명이 넘는 삐삐 가입자가 있습니다."
물론 원래 목적으로 삐삐를 사용하는 사람은 1만5000명 정도로 가입자의 4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증권정보 수신단말기로 삐삐를 이용하는 고객들이다.
"가입자 한분 한분께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삐삐가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받는 걸 저희보다 더 안타까워 하는 분들이 바로 이용자들이니까요. 그래서 고맙고, 또 그분들의 바람만큼 홍보에 힘을 쏟지 못해 죄송합니다. 다만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저희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그 점을 헤아려 앞으로도 애정의 시선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삐삐 사업 자체로는 수익성이 없기 때문에 지금보다 사업을 확장하기란 무리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삐삐를 사용하고자 하는 고객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서비스를 중지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오히려 향후 교통정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삐삐망을 이용한 텔레매틱스 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삐삐망을 통해 교통정보를 수집한 후 이것을 내비게이션 단말기로 제공하는 식이지요. 내비게이션의 확장 비율만큼 시장이 커질 거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백 사장은 `컴퓨터 삼매경`에 푹 빠져 통신 단말기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전문 경영인이다. 92년 통신단말기 업체 CNI에 입사한 이래 10여년 간 영업 업무를 전담하다 CNI와 피델릭스의 합병으로 피델릭스가 최대주주인 리얼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겼다.
단 한순간도 월급쟁이 정신으로 일해본 적이 없다는 그는 삐삐를 통해 지식 중심의 고부가가치 경영을 꿈꾸고 있었다. "텔레매틱스와 관계된 정보를 수집에서부터 가공, 제공까지 한번에 하는 곳은 우리밖에 없습니다. 이런 노하우를 해외에 알리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삐삐 이용자 여러분, 그때까지 삐삐 많이 사랑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