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 로베르 피트 佛 소르본大 총장

"서울의 기능을 끌어내리는 '행정도시' 건설은 성공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한국주택협회 초청으로 6일 내한한 장 로베르 피트(Jean Robert Pitte) 프랑스 소르본대 총장(사진)은 한국 정부의 주도하에 추진되는 행정도시 건설로 인해 서울의 생활환경 등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인위적으로 현재의 기능을 축소시키는 식의 균형발전 계획은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피트 총장은 "(한국 정부는)지방 균형발전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어떤 도시도 하나의 기능만을 강조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보다 다양한 기능을 가진 도시 건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기존 도시가 가지고 있는 기능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분산정책으로 이뤄지는 도시의 경우 교육과 상업, 문화적 기능이 어울려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트 총장은 이어 "서울은 현재 10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게 중요한 자산이며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서울은 서울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보존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나라의 수도는 정치적, 행정적인 측면보다 더 큰 상징적 가치가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600년간 수도 기능을 하고 있는 서울의 문화적 자산을 인위적으로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앞으로 있을 지 모를 수도이전 논의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최근 일고 있는 서울의 고층·고밀개발과 관련해서는 보다 다양한 형태의 주거시설이 들어서기 위해 획일적인 개발은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매년 서울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아파트 단지'(실제 이같은 용어를 사용함)가 모두 획일적으로 지어져 있어 마치 '유니폼'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앞으로 10~20년 뒤에 발생할 다양한 요구에 대비해서는 고층·고밀개발은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를 대신해 피트 총장은 "한국은 많은 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개발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산을 이용한 주택개발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또 획일적으로 지어지는 주거시설도 미래를 내다보는 측면에서 보다 다양하게 개발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염두에 둔 개발방식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정비계획과 관련 "수도권 위성도시 10개를 키우는 것보다 부산, 광주 등 지방 대도시를 성장시키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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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서울지역의 뉴타운 개발에 대해서는 "도시의 삭막함을 방지하고 아기자기한 도시 형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기존 건물을 헐고 무조건 재개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하며 "도시형태나 사람들의 생활에 맞는 도시건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