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적대적 M&A 먹잇감으로 매력적"

"한국기업, 적대적 M&A 먹잇감으로 매력적"

김영래 기자
2006.03.07 14:16

[인터뷰]다이와증권 한기원 대표 "지나친 개방한 측면 있다"

"한국기업들은 현재 적대적 인수합병(M&A)매물로서 매우 매력적이죠.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외국계 펀드들의 전방위 M&A공세는 계속될 겁니다"

다이와증권 한기원 대표는 최근 칼 아이칸의 KT&G경영권 공습 등 M&A시도와 관련, "국내기업들을 보호하던 정부가 IMF 이후로 지나치게 개방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 대표는 와세다 대학 석사를 나와 다이와증권에서만 19년째 근무하고 있는 일본통. 영국 지점에서 12년간 투자은행(IB)업무를 담당하면서 영국과 일본기업들의 M&A폭풍을 현장에서 목격했다.

그는 특히 한국시장은 ‘시장원칙’이 매우 강조되면서, 적대적 M&A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지만 M&A의 방어수단은 매우 취약하다고 꼬집었다.

기업의 조직적 측면으로 볼 때, 한국기업들은 투명성이 확보돼 있고 회계기준이 미국화 돼 있는데다가 지배구조도 재조정 단계에 있어 특히 미국과 영국 투기자본의 먹잇감으로 수월하다는 것.

아울러 한국 기업들의 성장 잠재성이 높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이 대부분 낮은 채 저평가 돼 있고,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있어 추가 차익 가능성이 높은 점도 외국인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와함께 주식시장의 흐름도 외국인이 주식시장을 노크하면 큰 영향을 받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개미군단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를 받쳐줄 수 있는 국민연금 등 연금 및 기금의 지원과 경영권 방어도 초기단계라고 지적했다.

의무공개매수, 복수의결권과 차등의결권 등 의결권 추가부여, 독약조항, 황금주 등의 방어수단이 거의 없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실제 프랑스와 일본은 물론이고 영국과 미국도 이들 방어수단을 3개~5개 가지고 있다.

한 대표는 특히 국내 사정에 맞는 시장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자국기업에 대한 지나친 보호는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지만, 지나친 개방도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 등에만 몰두하는 '저투자, 저성장'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

그는 “국내에서는 영국과 미국의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빅뱅'으로 불리는 영국의 ‘대개방’은 생존을 위한 자구책의 측면이 강하다”면서 “그 결과 대부분의 영국기업이 무국적 혹은 다국적 자본으로 넘어간 상태이며, 현재 남아있는 영국 토종 대기업이 얼마나 되느냐”고 반문했다.

일본의 경우에도 “전통적으로 재벌기업이 계열사간 지분을 나눠 갖는 방식이 부실한 구조를 낳은 측면도 있지만, 경영권 위협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M&A대상과 관련, 한 대표는 "자산주 뿐 아니라 에너지, 코스닥 우량주 등도 대상기업이 될 수 있다"면서 "반도체 기업의 경우도 후발국가의 자본들에게는 매력적인 사냥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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