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국 반도체의 심장 기흥을 가다

[르포]한국 반도체의 심장 기흥을 가다

최명용 기자
2006.05.07 14:45

지난 4일 한국 반도체의 심장으로 불리는삼성전자기흥 반도체 사업장을 찾았다.

기흥사업장 입구에는 'SAMSUNG ELECTRONICS'란 글자가 쓰인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부터 세계 최초로 가동을 시작한 300㎜ 낸드플래시 전용 웨이퍼 생산공장인 14라인과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시스템LSI라인(S라인)이 자리한 곳이다.

이 곳에서 세계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는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발휘된다.

기흥 반도체사업장은 91만평의 부지위에 자리잡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라인 15곳과 비메모리반도체 라인 S라인 등 16라인이 자리잡고 있다. 가장 먼저 지어진 1,2라인은 팹기능을 상실해 일부 공정만 가동하기 때문에 실제 반도체 생산은 14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1992년 세계 D램 시장 1위, 1993년 메모리 분야 세계 1위, 1995년 S램 세계 1위에 올랐다. 이후 2006년까지 각 분야 1위 자리를 한번도 내주지 않았다. 15%내외의 점유율은 30%대 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까지 D램은 14년, 메모리 13년, S램 11년 연속 세계 시장 1위를 고수했다.

세계 최초의 제품들도 이 곳에서 만들어졌다. 삼성전자는 64MD램부터 세계 최초의 역사를 써 나아갔다. D램의 경우 92년 64M를 첫 개발한 이후, 94년 256M, 96년 1G의 순서로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했다. 낸드플래시도 99년 256M를 첫 개발한 이래 2000년 512M, 01년 1G, 02년 2G, 03년 4G, 04년 8G, 05년 16G 등을 연이어 선 보였다.

이런 경쟁력의 원천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요인은 타이밍 싸움에서 승기를 잡았기 때문이다. 반도체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언제 어느 시점에 투자를 해 어떤 제품을 내놓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여년간 한번도 실패없이 정확한 타이밍에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을 선도했다. 이를 뒷받침한 것은 경영자의 결단과 임직원의 헌신적인 노력이었다.

타이밍을 맞추기 위한 피눈물나는 에피소드들을 잠시 소개해보자.

삼성전자는 83년에 기흥사업장을 지으면서 1년반으로 예상된 공사기간를 6개월로 줄였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을 동시에 진행했다. 연구소에서 설계를 하면 이를 바로 현장에 가져다가 공사를 시작하고, 문제가 생기면 연구원 '박사'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문제를 해결했다. 이런 파격적인 건설로 공기를 1/3로 줄여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수 있었다.

반도체 핵심 장비인 포토 장비를 들여올 때 한나절만에 4Km 포장도로를 만들어 낸 사건도 인상깊다.

포토 장비는 광학기계와 정밀기계 장치로 구성돼 진동에 매우 약하다. 그러나 포토장비가 수입되는 날까지 고속도로와 기흥사업장까지 연결도로는 비포장상태였다.

운송팀은 포토장비를 어떻게 옮길까 하고 고민만 거듭하며 포토장비를 기흥톨게이트까지 옮겼다. 고속도로를 시속 30km로 기다시피 움직여 왔다.

기흥톨게이트를 빠져나온 운송팀은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오전 반나절 동안 기흥톨게이트와 사업장까지 4km짜리 포장도로가 놓여졌기 때문이다. 현장직원들이 헌신적으로 포장도로 공사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과거 삼성전자가 내놓은 이미지 광고 하나. 새벽 3시의 커피타임. 연구원들이 반도체 개발을 위해 토론을 하고 연구를 하다 커피 한잔을 했는데 그 때 시간이 새벽 3시였다는 에피소드를 광고로 소개한 적이 있었다.

이승백 부장은 "목숨 걸고 일한 연구원들과 임직원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삼성전자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경영진의 결단 역시 큰 몫했다. 87년 일본 기업들이 반도체 불황을 맞아 설비 투자를 줄일 때 삼성은 신규 라인을 건설했다. 재벌체제가 갖는 강점이 가장 효율적으로 발휘된 순간이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시스템 LSI분야를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신설한 S라인은 시스템 LSI를 위한 전용 라인. 수명이 다한 1,2라인 등은 시스템 반도체를 위한 공정으로 역할을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LSI 사업강화는 물론, '퓨전 반도체'로 대표되는 이른바「메모리-시스템 LSI동반성장 사업 모델」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급성장하는 모바일 및 디지털 컨슈머 시장의 주도권 확보는 물론, 세계 최정상의 종합 반도체 업체로 거듭날 계획이다.

<사진>황창규 삼성전자 사장과 임직원들이 지난 4일 기흥반도체 사업장에서 사랑의 달리기 행사에 앞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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