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이제는 문화마케팅 시대] 기업품격 높이고 홍보효과도 톡톡
얼마 전 뉴욕에서 아주 특별한 콘서트가 열렸다. 콘서트에 등장한 악기는 '휴대폰'. 현대음악가인 재미교포 보라윤씨는 뉴욕의 명소 '재즈 앳 링컨센터'를 가득 채운 뉴요커들에게 휴대폰을 이용한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줬다.
이 행사를 후원한 곳은 삼성전자. 보라 윤씨는 삼성전자 뮤직폰을 이용해 음악을 연주했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세계 문화의 중심지인 뉴욕에 '삼성' 이란 이름을 새기면서 수치로 환산하기 힘든 브랜드 가치의 향상효과를 봤다.
기업들이 문화를 이용한 마케팅에 한창이다. 기업의 품격도 높이고, 브랜드를 높이는 효과가 만만치 않다. 연간 기업들이 쓰는 문화 지원비만 1800억원 가량이다. 광고 등을 통해 사용되는 간접 지원까지 더하면 수천억원의 자금이 문화 지원에 쓰인다.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까지 문화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각종 공연은 물론이고, 문화유산 관리 등에 막대한 자금을 쏟고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경제와 대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유명 박물관에 LCD모니터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오스트리아 쉔브룬 궁전에 모니터를 설치한 바 있으며, 바티칸박물관, 대영박물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 세계 유명 박물관 거의 모든 곳에 삼성 모니터를 설치했다.
노벨재단 후원을 시작했고, 각종 음악회 후원도 많다. 중동에선 비보이 공연까지 진행해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도 했다. 최근엔 미국 독립영화 전문 영화관인 랜드마크와 제휴해 독립영화 후원에도 나섰다.
문화를 활용한 이름 알리기엔 LG가 가장 앞선다. LG전자가 만든 냉장고 및 세탁기에 '꽃'의 화가로 유명한 하상림 작가의 작품을 접목시켰고, LG텔레콤이 내놓은 아트 캔유 휴대폰엔 만화가들의 디자인이 들어있다.
예술작품을 이용한 이미지 광고도 유명하다. 세계적인 명화들 속에 LG의 제품들을 자연스럽게 배치한 이미지 광고를 올해 초부터 시작했다. 하반기엔 2탄으로 조선후기 한국화에 LG의 대표 제품을 넣어 이미지 광고를 하고 있다. 김홍도의 '빨래터'엔 트롬 세탁기가 들어있고, 신윤복의 '단오풍정'에선 개울가에서 머리 감는 아낙 주변에 엘라스틴 샴푸를 그려 넣었다.
LG연암문화재단이 운영하는 LG아트센터는 고급 공연 예술로 유명하다. 2000년에 세워진 LG아트센터는 매튜본의 댄스뮤지컬 '백조의 호수'를 비롯해 아프리카 월드뮤직의 슈퍼스타 유쑨두 공연 등이 공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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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미국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LA의 윌튼극장을 후원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동에서는 LG페스티벌을 벌여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 체험의 기회를 주고 있다.
현대차는 문화마케팅을 확대하기 위해 'H·art'란 별도 브랜드까지 만들었다. 그만큼 문화 마케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H·art는 첫 행사로 서울, 부산 등 주요 도시 5곳의 현대차 판매점에서 미술 전시회를 열었다.
촉망 받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비디오 아트, 그래픽, 모던팝, 극사실 및 초현실주의 등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했다. 예술의 전당과 손잡고 공식 후원을 하기 시작했으며 베라크루즈 등 자동차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한 문화 공연도 진행하고 있다.
기아차는 뉴오피러스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각종 문화행사에 초대하는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광주 지역 오피러스 고객 400명을 초청해 뮤지컬 캣츠 공연에 초대했고, 대전, 대구 등으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SK의 대표적인 문화마케팅은 해피뮤직 스쿨 프로그램이다. 이 행사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음악가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3월부터 연말까지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는 45명의 청소년들이 선정됐다.
선발된 학생들은 4월부터 7월까지 1학기 교육을 받으며 각종 음악 콩쿠르에 도전하는 기회를 가졌다. 8월 방학에는 줄리어드 음대 교수진을 초청해 심도 깊은 교육도 진행한다. 이 행사엔 줄리어드 음대 MAP 디렉터인 앨리슨 스콧 윌리엄스 교수가 고문역을 맡고 있다.
SK는 1사 1문화 운동의 일환으로 국악을 선정해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디지털미디어 아트 분야 등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73년부터 후원하고 있는 장학퀴즈도 일종의 문화 마케팅이다. 고등학생들의 지혜를 겨루는 이 행사는 34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중국에도 장웬방이란 이름으로 진출해 중국인들에게 SK의 이름을 새겨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