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구조 신주발행 유상증자 사실상 확정.."구주주 프리미엄 없다"
대한통운 매각을 위한 거래구조가 신주발행 유상증자로 사실상 확정됐다.
대한통운 매각주관사인 메릴린치 컨소시엄 관계자는 6일 "최근 원매자의 구주매입 병행방식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법원을 포함, 매각 관계자들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로 했다"며 구주매입이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법정관리기업인 대한통운의 회생절차를 관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법원은 과거 국제상사나 충남방적 사례 등을 통해 구주주보다는 채권자들의 권리보전이 정리회사 회생절차에 합목적적이라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 왔다.
대한통운 매각구조는 기존 유통주식(1599만주)과 같은 수의 신주에 경영권을 위한 추가주식을 더하는 유상증자 방식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법원은 유상증자 방식이 그동안 권리를 제한받아 온 채무자들을 위해 최선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한통운 관계자도 "유상증자 대금으로 기존 3600억원의 정리채권을 조기에 변제하고 회사정리절차를 매듭짓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매각을 주도하는 관계자들의 의견이 하나로 집중됨에 따라 이 달 말로 발표된 매각공고 시기와 거래구조 논의는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거래구조가 기존 입장대로 확정될 경우 구주매입을 바라던 골드만삭스 등 기존 주주들이 불리하게 될 전망이다.
구주매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희석으로 현재 주가(5일 기준 1주당 12만5000원)를 기준으로 평가손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대한통운의 경우 시장 유통주식수와 거래량이 많지 않아 기존 대주주 지분의 장내매도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통운의 주요주주는 트라이엄프 인베스트먼트라는 자회사를 통해 현재 25.95%의 지분을 보유한 골드만삭스와 구주매입 방식의 인수합병(M&A)을 예상하고 지분을 사들인 STX팬오션(14.73%), 금호산업(14.11%) 등이다. 여기에 보증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한 서울보증보험(10.06%)과 자산관리공사(7.13%) 등도 포함된다.
주요주주 중 STX팬오션과 금호산업은 2005년 주가가 6~7만원일때 지분을 사들였고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상황이 나쁜 편은 아니다. 두 기업 모두 대한통운 인수의사가 있어 최종인수시 기존 지분이 경영권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필요할 경우 경영권이 보장되는 선에서 단계적인 지분매각을 통해 투자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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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 최대주주(25.96%)인 골드만삭스는 지분처리 문제를 두고 난감한 처지가 됐다. 골드만삭스는 구주매입 방식을 예단하고 올초 기존 지분(20.55%)에 850억원(주당 9만8900원)을 들여 5.41%를 추가로 확보했다. 최대주주가 되면 매각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올인'한 셈이다. 이 때문에 매각구조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한 법적분쟁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각구조 논의가 마무리됐지만 골드만삭스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시 유상증자 방식을 염두해 둔 상태라 향후 매각과정에서 소송 등의 법적분쟁을 막기 위해 최대주주가 된 골드만삭스에 매각구조 예상과 관련한 공문을 보냈다"며 "잘못된 예상을 하고 베팅한 것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고 말했다.
매각자문은 맡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 관계자도 "매각구조 논란은 따지고 보면 기존 주주들이 자신들의 이익수호를 위해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정리회사의 매각을 위한 절차와 목적에 구주주들의 이익보전이 고려된 사례는 없다"고 일축했다.
태평양은 이 사례와 동일한 국제상사, 충남방적, 한일합섬 등 정리회사 매각자문을 성공적으로 이끈 전력이 있어 분쟁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구주주의 승산이 거의 없는 싸움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