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요? 우리는 거의 체감을 못하겠어요. 다들 불황이라고 하는데 매출은 계속 늘어요. "
최근 불황에도 매출과 이익이 늘고 있는 내수 업종 관계자들의 말이다. 모두들 어렵다고 하니 대놓고 좋아하지는 못하지만 실적 개선이 좋지 않을 리는 없다.
미국발 금융 위기가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힘들다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경제 한파에 최근 갑작스런 추위까지 겹치면서 올 겨울 체감온도는 그 어느 때보다 낮다. 언론에서도 도산, 감원, 감봉, 증시폭락 등 우울한 소식 투성이다. 그러나 '패자'의 하소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불황에도 웃고 있는 기업은 많다.
샘표식품(52,000원 ▼500 -0.95%)의 '샘표간장S501' 매출은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140% 급증했다. 10월에만 전년대비 182% 늘어난 20억원어치나 팔렸다. 경기가 나빠져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직접 해먹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간장 매출이 급증한 것.
올 초 살인적인 유가 상승에 원가 부담 상승으로 기업들의 한숨이 깊어졌지만 원양어업을 하는동원산업(38,150원 ▼100 -0.26%)과 사조산업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고유가를 견디지 못한 대만의 경쟁사들이 조업을 포기하면서 참치 생산량이 줄어들어 국제 참치 가격이 급등하면서 위기가 기회가 된 것.
동원산업은 3분기 매출이 1692억원으로 전분기대비 50% 이상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177억원에서 340억원으로 두 배로 껑충 뛰었다. 사조산업도 3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40% 가까이 늘어 69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0%이상 늘어 79억원을 거뒀다. 순이익도 2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멀쩡한 흑자 기업들이 적자로 전환하는 와중에도 사조산업은 적자를 흑자로 돌려놓은 것.
경기불황에 주류업계도 희색이다. 최근 술집 대신 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정용 주류의 판매도 크게 늘었다. 원화가치의 하락에 따라 해외여행객이 줄면서 제주도를 방문하는 여행객의 증가로 제주도가 특수를 누리고 있고, 등산객이 늘면서 등산 용품 판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위기(危機)라는 단어 속에는 항상 위험(危險)과 함께 기회(機會)라는 의미가 상존한다. 어려울 때 그 어려움 속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 불황 속에 꽃을 피우는 진정한 강자다.